KPGA선수권 준우승 문경준 “나도 모르게 떨었다…”

입력 2014-07-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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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PGA

마지막 날 챔피언조 3타 줄이고 2위
“데뷔 8년차 최고성적…다음엔 우승”

“나도 모르게 떨었던 것 같다. 긴장하지 않으려 했는데….”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끝난 제57회 KPGA선수권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문경준(32·휴셈)은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프로 데뷔 8년차. 투어에선 어느덧 베테랑이 됐지만, 우승 경험이 전무한 문경준에게 챔피언조에서의 경기는 그 자체만으로 긴장됐다. 경기 전 떨지 않고 긴장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러나 막상 그린에 올라서니 마음이 그렇지 않았다. 문경준은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다. 자꾸만 짧게 치는 게, 몇 홀이 지나서야 내가 떨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승이라는 게 부담이 됐던 것 같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런 문경준의 모습은 함께 경기했던 우승자 매슈 그리핀(호주)의 눈에도 보였다. 그리핀은 경기 후 “문경준이 경기 초반 퍼트 실수를 많이 했다. 긴장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우승을 놓친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경기였기에 후회는 없다. 무엇보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타수를 잃지 않고 3타를 줄이며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사실은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다. 문경준은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1라운드 선두로 나섰다가 최종 53위로 대회를 마치기도 했다. 문경준은 “그래도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무엇보다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하면서 3타를 줄였다. 2위까지 해봤으니 다음엔 꼭 우승하겠다”며 웃었다.

준우승은 프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이다. 상금 1억원도 처음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만족할 순 없다. 문경준은 프로 데뷔 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연습생으로 일했다. 함께 일한 동료들 중에는 프로골퍼의 꿈을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택한 이들도 많다. 문경준은 “프로의 길을 선택한 만큼 꼭 한번 우승의 꿈을 이뤄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문경준은 3주 뒤 펼쳐 질 ‘매일유업오픈’을 향해 다시 뛰기로 했다. 목표는 물론 우승이다.

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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