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커리어 그랜드슬램 또 놓쳤다

입력 2014-07-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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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

■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일 합계 1오버파 289타 단독 4위

1타차 2위로 맞은 마지막 4개홀 고전
18번홀 잇달아 러프·벙커…보기 연발
모 마틴 18번홀 기적의 이글퍼트 우승

박인비(26·KB금융그룹)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 아쉬움 가득한 경기였다.

박인비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랭커셔 로열 버크데일 골프장(파72·6458야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는 3개에 그치고 보기 6개와 더블보기 1개를 쏟아내며 5오버파 77타로 무너졌다. 합계 1오버파 289타, 단독 4위다.


● 전략적인 공략의 아쉬움

기회는 많았다. 그러나 살리지 못했다. 상금이 목적이었다면 4위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박인비의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이었다. 우승이 아니면 큰 의미가 없었다.

최종 4라운드에서 박인비는 무기력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달성하고, 59주 연속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지키던 여왕의 모습이 아니었다. 1타차 2위로 맞이한 마지막 4개 홀에선 더욱 그랬다. 먼저 경기를 마친 모 마틴(32·미국·세계랭킹 99위)이 1언더파 287타를 적어내 박인비로선 최소 1개 이상의 버디가 필요했다. 15번홀(파5)과 16번홀(파4)은 파로 끝냈다. 17번홀(파5)은 전날까지 3일 내내 버디를 잡아낸 곳이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 홀에서도 버디 사냥에 실패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은 완벽한 작전의 실패다. 박인비는 이날 경기 내내 드라이브 샷 난조를 보였다. 자주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에 빠져 고전했다. 티샷은 다시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에 빠졌다. 이어 2번째 샷도 러프로 들어갔고, 3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렸지만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벙커샷을 그대로 홀에 넣어야 연장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마저 홀에 미치지 못했다. 파 퍼트까지 놓치고만 박인비는 결국 보기를 적어내 4위로 떨어졌다.


● 한국여자골퍼들의 험난한 2승 사냥

한국여자골퍼들의 우승 가능성은 높았다. 3라운드를 마치고 박인비가 1위, 안선주(27)가 2위, 지은희(28)-양희영(24)-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이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안선주는 벙커에 울었다. 3라운드 18번홀(파5)에서 2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다. 오르막 경사면에 공이 놓였고, 앞에 턱이 높았다. 안선주는 스탠스를 취하기 위해 모래를 발로 여러 차례 걷어내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본 경기위원은 안선주가 빌딩 스탠스(Building stance·스탠스의 장소를 만드는 행동)를 했다고 판단하고 2벌타를 줬다. 골프규칙 13-3은 “플레이어는 스탠스를 취할 때 양발로 지면을 단단히 밟을 수 있으나 스탠스의 장소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2벌타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안선주는 결국 최종 라운드에서만 7타를 잃어 공동 9위(합계 4오버파 292타)로 추락했다.

한국여자골퍼들은 올 시즌 미국 LPGA 투어에서 단 1승에 머물러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1인자 안선주까지 가세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우승사냥은 더욱 험난해 보인다.

우승은 무명 골퍼 모 마틴에게 돌아갔다. 마지막 18번홀에서 터진 기적 같은 이글 퍼트가 메이저 여왕을 만들었다. 행운이 따랐지만, 자연과 싸워야 하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선 행운도, 불운도 모두 실력이라고 한다. 30세에 LPGA 투어에 데뷔했던 마틴은 우승으로 47만4570달러를 받았다. 지난 2년 동안 벌어들인 상금보다 더 큰 돈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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