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돌풍의 아이콘을 꼽으라면 NC 나성범(왼쪽)이 몇 손가락 안에 들 만하다. 나성범은 타자 전향 3년 만에, 그것도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데뷔 첫 20홈런을 때려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성범은 “아직 부족한 게 많고 갈 길이 멀었다”며 겸손해 했다. 스포츠동아DB
■ 데뷔 첫 20홈런…NC 나성범의 ‘초심 타법’
“지난해 안 맞을 땐 지나치게 생각 많아”
7월 들어 부진…초심 새기며 바로 극복
전반기에만 20홈런…“아직 갈 길 멀어”
NC 나성범(25)이 데뷔 첫 20홈런을 때려냈다. 사실상 프로 데뷔 2년차, 타자로 전향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신예가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홈런을 기록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그는 “전반기 끝나기 전에 20홈런을 달성하고 싶었는데 목표를 이루게 돼 기분 좋다”며 웃고는 “비결은 특별히 없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공보고 공치기’를 하고 있다. 그게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 “공보고 공치기가 비결”
나성범은 20홈런을 친 뒤 홀가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단순히 ‘20’이라는 숫자를 달성해서가 아니다. 12일에 이어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2연속 경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진을 완전히 씻어냈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초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4월 0.327·5홈런·15타점, 5월 0.404·8홈런·29타점, 6월 0.351·4홈런·15타점 등 매달 불방망이로 NC의 무한질주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6월 말부터 조금씩 타격컨디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7월 들어서는 8경기에서 타율 0.250으로 부진했다. 나성범은 기술이 아닌 마음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그는 “지난해 안 맞을 때는 생각이 지나치게 많았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생각을 많이 하기보다 ‘공보고 공치기’를 하고 있다. 덕분에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타점 많은 게 더 좋다”
나성범은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다른 것보다 득점권에서 강해지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찬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팀이 이기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점을 많이 올리는 건 중심타자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120% 수행하고 있다.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에는 104경기에 나가 14홈런·64타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77경기 만에 20홈런·65타점을 때려냈다. 실제 그는 20홈런을 달성한 뒤에도 “지난해 내가 세운 타점을 넘어섰다”며 홈런이 아닌 타점에 비중을 더 뒀다. 지난 시즌 자신이 세운 기록을 일찌감치 갈아 치운 것에 더욱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이뿐 아니다. 나성범은 “아직 부족한 게 많고 갈 길이 멀었다”며 더욱 더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차세대 괴물타자’로의 진화는 이제부터란 얘기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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