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헤르쯔 아날로그, 두 개의 심장으로 감성을 더하다

입력 2014-07-22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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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 ‘심장’이라는 뜻의 독일어 ‘헤르쯔’에 ‘아날로그’를 붙여 완성된 이름이다.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진 심장’ 헤르쯔 아날로그는 최근 두 개의 심장을 지니게 됐다. 1인 밴드 체제를 유지하던 허성준(29)이 새 멤버 주하(20)를 영입해 2인조 혼성 듀오를 결성한 것. 헤르쯔의 음악에 새로운 여성 보컬이 더해지면서 아날로그 감성은 더욱 풍부해지고 다양해졌다.

성공적이라 평가할 수 있을만한 재편이다. 하지만 중간에 멤버를 추가 영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 헤르쯔가 멤버를 영입해 변신을 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동안 객원 보컬과의 작업으로 앨범을 구성해왔다. 다양한 목소리로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늘 집중도가 아쉬웠다.

“그동안 혼자 곡을 만들고 보컬을 찾아서 기용해왔어요. 그런데 한 가지 스토리로 구성된 앨범을 작업할 때는 다양한 보컬의 참여가 산만한 느낌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좀 더 헤르쯔 아날로그만의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성준)

그렇게 영입한 멤버가 주하다. 올해로 스무 살이 된 그는 그저 명랑한 목소리를 가진 보컬리스트가 아니었다. 그 또한 성준처럼 작곡과 편곡 등 음악 작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주하는 성준에 대해 “멘토 같은 존재”라고 말했고, 성준 또한 “주하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음악적으로 가능성이 큰 친구예요. 안 좋은 버릇이나 편향된 취향 같은 게 없어서 음악적으로 열려있는 부분이 있죠. 자극도 되고, 좋은 쪽으로 영향을 받고 있어요.”(성준)

두 사람은 지난달 처음으로 함께 앨범 ‘어서오세요, 여름밤’을 발매했다. 그동안 진지하고 무거웠던 헤르쯔의 음악에 무게감을 덜어내고 산뜻함과 편안함을 더했다. 새로 영입된 주하가 미친 영향도 있지만 변화의 본질은 성준에게 있었다.

“일본 교토로 다녀온 여행이 큰 계기였어요. 현지 로컬 뮤지션들과의 교류가 있었는데 정말 자유롭고 즐거워보였어요. 늘 진지하게 작업했기에 나온 결과물들이 무거웠는데 그들을 보고 즐겁고 편안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기위해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삼았어요. 바로 여름 밤이죠.”(성준)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여름 밤 다락방이다.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자아내는 시간과 공간이다. 헤르쯔는 그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실제 집을 다락방처럼 꾸미고 모든 작업을 집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오는 26일 열리는 단독콘서트도 같은 콘셉트로 꾸며진다. 주하에게는 첫 단독콘서트. 소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설렘도 있고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죠. 밴드활동을 하면서 공연은 많이 했었는데, 단독으로 공연을 열고 우리만을 보려와 준 사람들 앞에서 하는 공연은 처음이에요. 정말 애착이 가요.”(주하)

함께 앨범을 내고 콘서트도 진행하지만 두 사람의 목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곡은 타이틀곡 ‘연애상담인듯’이 유일하다. 이 곡은 남녀의 묘한 심리전이 관전 포인트다. ‘남자들은 다 그런가요’, ‘여자들은 왜 그런 거니’ 하며 연애상담을 하는 듯 하지만 ‘하지만 난 좀 달라’, ‘너라면 좀 달라’라며 모른 척 서로의 마음을 떠 보는 응큼함이 가득 담겼다.

“한 곡쯤은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넣은 곡이에요. 원래 타이틀곡은 아니었는데 주변 분들이 가장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타이틀곡으로 결정했죠.”(성준)

2인조로 개편한 후에도 헤르쯔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지향하는 목표와 바람은 처음과 같다. 따뜻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되고 싶다는 것.

“따뜻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로 기억되고 싶어요. 변화는 계속 있겠지만 그것만은 유지하려고 해요.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습니다.”(헤르쯔 아날로그)

동아닷컴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파스텔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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