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이태양(오른쪽). 스포츠동아DB
선발완투형 투수 모자라 불펜 역할 커질듯
전형적인 리드오프 없지만 빠른 선수 많아
‘오른손 선발투수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내야와 방망이의 중량감은 이전 대회 대표팀보다 약하다. 그러나 내야에 빠른 선수들이 많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전력을 비교한 결과물이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멤버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멤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투수다. 4년 전 조범현 감독은 투수 10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5명으로 엔트리를 구성했다. 류중일 감독은 투수 11명, 포수 2명, 내야수 6명, 외야수 5명으로 팀을 짰다.
내야에서 멀티포지션을 소화할 선수가 필요했던 이유다. 류 감독이 내야 엔트리를 희생해서 투수를 한 명 더 뽑은 이유는 그만큼 우리 대표팀에서 한 경기를 책임지고 맡아줄 선발완투형 투수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특히 왼손보다는 오른손에서 무게감이 떨어진다.
김광현(SK) 양현종(KIA) 이재학(NC) 이태양(한화)이 예상되는 선발투수다. 류 감독은 대회일정과 방식이 정해지면 가장 중요한 경기에 선발등판할 2명의 에이스를 미리 정해두고 투수운영의 틀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상 쉽게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기에는 3,4번 선발투수가 책임을 져서 불펜투수의 소모를 줄일 것이다.
토너먼트 대회는 불펜투수의 역할이 중요한데 임창용을 엔트리에 포함시킨 것이 이채롭다. 페넌트레이스에서의 모습은 불안요소가 있지만 큰 경기 경험을 믿는다. 임창용을 마무리로 고정할 경우 봉중근∼차우찬∼한현희∼유원상∼안지만을 임창용 앞에 투입해가며 선발투수에게 되도록 많은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을 택할 것이다. 정대현 고창성이 던졌던 4년 전과 비교하면 언더핸드가 없다. 국제대회에서는 잠수함의 경쟁력이 의외로 높다.
포수는 4년 전 박경완을 보조했던 강민호가 주전이다. 광저우 때는 박경완이 아픈 몸으로 마스크를 썼다. 아시안게임 출전의사가 없었지만 은사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거절하지 못했다. 박경완은 전력분석원 역할까지 했다. 박경완은 동영상을 틀어놓고 상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박경완의 원포인트 레슨은 결국 금메달을 만들었다. 토너먼트는 대회의 성격상 포수와 전력분석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민호가 상대를 잘 파악해고 순간적인 판단으로 올바른 공략법을 떠올려야 마운드가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 서로를 모른 채 하는 경기는 주도권을 투수가 쥐는데 방법은 포수의 분석과 예측에서 나온다.
내야는 4년 전보다 중량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대신 빠른 선수가 많다. 류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다. 전형적인 리드오프 스타일의 타자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타격으로만 본다면 파워까지 갖춘 민병헌이지만 외야의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