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올댓 베이스볼] 한화에게 필요한 건 ‘마운드 재건 플랜’

입력 2014-08-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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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올 시즌에도 팀 방어율 최하위를 달리고 있지만 마운드를 떠받드는 선수들도 눈에 띈다. 왼손선발 유창식을 시작으로, 올 시즌 최고 수확으로 꼽히는 이태양, 그리고 불펜에서 힘을 보태는 안영명과 윤규진(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 6년 연속 팀방어율 꼴찌 한화의 과제

돌아온 에이스 유창식·최고수확 이태양 든든
안영명 방어율 2.18·윤규진은 컨트롤 안정
피로누적 송창식·김혁민 부활 마지막 퍼즐

한화는 올해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올해도 최하위면 6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게 된다. 6년 연속 꼴찌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이다. 팀방어율 이야기다. 2009년부터 한화는 항상 팀방어율이 꼴찌였다. 4일 현재 한화의 팀방어율은 6.44다. 이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가장 높은 팀방어율이다. 그런데 한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괜찮은 투수들이 꽤 보인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태양(24)과 불펜의 주역으로 떠오른 안영명(30), 윤규진(30)은 수준급의 구위를 뽐낸다. 왼손선발 유창식(22)과 송창현(25)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맏형 박정진(38)은 아직도 팀의 버팀목이다. 2년 동안 큰 활약을 했던 송창식(29)과 김혁민(27)도 있다. 루키 최영환(22)의 빠른 공도 인상적이다. 내년에는 양훈(28)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다. 한화가 마운드를 재건하려면 계획을 잘 세우고 계획대로 잘 쓰는 게 중요하다.


● 이태양! 올 시즌 최고수확

이태양은 한화가 올 시즌 거둔 최대 수확이다. 그는 6월 1일 SK전부터 6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빠른 공의 무브먼트가 좋고 슬라이더, 포크볼도 잘 던진다. 삼성 최형우가 “마치 니퍼트(두산)의 직구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좋은 구위를 지녔다. 하지만 이태양은 7월 들어 고전했다. 6월까지 3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던 그가 7월 5경기에서 9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7월 5경기에서 23이닝 동안 45안타를 맞고 27실점을 했다. 6월까지 0.238이던 피안타율이 7월에는 0.398로 치솟았다. 7월의 부진은 어찌 보면 그가 겪고 넘어서야 할 과정일 수도 있다. 이태양은 올 시즌 한화에 희망을 안겨줬다. 그에 대한 한화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지속됐으면 한다.


● 안영명 윤규진! 한화의 믿을맨 됐다

최근 한화의 불펜은 안영명과 윤규진이 돋보인다. 올해 나란히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둘은 2003년 입단한 동갑내기다. 두 선수 모두 시속 145km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진다. 안영명은 7월부터 불펜으로 돌아섰다. 13경기에서 3승 4홀드, 방어율 2.18로 호투했다. 선발투수로도 장점이 있지만 그의 공격적인 마인드가 불펜에서 더 빛이 난다. 윤규진의 성공은 향상된 제구력 덕분이다. 그는 입대하기 전에도 시속 150km의 빠른 공과 위력적인 포크볼을 던졌지만 제구가 안돼 아쉬웠다. 올해는 56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은 20개밖에 없다. 컨트롤이 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삼진은 58개를 잡아냈다. 32경기에 나가 4승 7세이브 3홀드를 기록했다. 동갑내기 안영명과 윤규진이 한화의 믿을맨이 됐다.


● 위기에 강해진 유창식, 자신감 잃은 송창현

유창식은 3일 대전 두산전에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시속 145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적절하게 사용했다. 올해 유창식은 위기에 강해졌다. 득점권에서 그의 피안타율은 57타수 12안타로 0.211에 불과하다. 여전히 볼넷은 많다. 올 시즌 그의 볼넷은 9이닝당 7개가 넘는다. 팔꿈치 부상으로 두 달 이상 출전하지 못해 올해도 규정이닝을 채울 수가 없다는 게 아쉽다. 송창현은 올해 기대만큼 던지지 못했다. 18경기에서 1승9패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6.90이다. 7월 27일 KIA전에서 10실점을 했고 7월 8일 넥센전에서는 9실점을 했다. 지난해 그는 시즌막판 6경기에서 38이닝 동안 방어율 1.89를 기록했다. 빠른 공과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제압했다. 하지만 올해는 자신감이 없다.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볼넷은 여전히 많고 구위도 위력적이지 못하다.

그래도 LG전에서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두산을 상대로 6이닝 1실점 호투를 했다. 유창식과 송창현은 한화에서 소중한 선발투수 자원이다. 그들의 볼넷을 줄일 수만 있다면 10승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 송창식과 김혁민의 부진

올 시즌 송창식과 김혁민은 팀의 주축이 아니다. 송창식은 6월 2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구위 저하가 이유다. 송창식은 지난 2년 동안 참 많이 던졌다. 2012년 47경기에 나가 74이닝을 던졌고 지난해는 57경기에 출전해 71이닝을 책임졌다. 2012년 그의 방어율은 2.91, 피안타율은 0.176으로 대단했다. 지난해도 방어율 3.42, 피안타율 0.243으로 수준급 구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그는 방어율 7.45에 피안타율 0.299의 평범한 투수가 됐다. 지난 2년에 걸친 많은 투구가 올 시즌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윤규진은 올해 불펜투수 가운데 현재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27·LA 다저스)이 떠난 이후 김혁민은 한화 마운드의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올해 그는 발목 부상과 어깨 부상이 겹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혁민은 지난 2년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년 연속 146이닝을 던졌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 던졌다. 많은 등판과 스윙맨의 역할은 결국 투수를 힘들게 한다.


● 눈앞의 1승보다 청사진이 필요하다.

한화의 10승 투수는 2011년 류현진이 마지막이다. 류현진을 제외한 10승 투수는 2009년 안영명(11승) 이후 없다. 한화의 미래는 마운드 재건에 달려있다. 올해 정근우(32)와 이용규(29)를 FA로 영입했지만 부실한 투수력 탓에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다. 외국인투수가 기대만큼 못 던져 준 이유도 크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투수진에게 있다. 한화 마운드는 올 시즌까지 6년째 꼴찌다. 마운드 재건에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되새겨볼 때다. 1승보다는 청사진이 필요할 때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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