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때문에…염경엽 감독의 씁쓸한 웃음

입력 2014-08-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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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우천 취소로 3주 연속 7∼8연전 불운
목동-부산-목동-광주 이동 체력부담

10일 목동구장. 넥센-삼성전에 앞서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비는 먹구름의 두께만큼이나 굵어지기 시작했다. 넥센 염경엽(사진) 감독은 무심한 하늘을 쳐다보며 “오늘은 반드시 경기를 해야 되는데…”라고 되뇌었다.

주말에 취소된 경기는 올 시즌에 한해 자연스레 월요일 경기로 이어진다. 일주일에 단 한 차례 갖는 휴식일에 경기를 치르는 건 감독이나 선수들에게 모두 유쾌한 일은 아니다. 집중력이 떨어질 뿐더러 다음 월요일까지 휴식일 없이 경기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소모가 크다. 하물며 한참 더운 여름철이다.

넥센은 이날 비가 내림으로써 3주 연속 7∼8연전에 당첨(?)됐다. 넥센은 7월 25일(금) 문학 SK전, 3일(일) 잠실 LG전이 비로 취소됐다.

비가 와서 취소된 경기 당일, 온전히 쉴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SK전 때는 비가 오는 와중에서도 경기가 강행됐다. 빗줄기는 점차 굵어졌고, 결국 4회 노게임이 선언됐다. 넥센이 4-0으로 앞선 상황이라 더욱 아쉬웠다. 선발투수 헨리 소사의 역투도 한줄기 비로 날아갔다. LG전은 선수들이 훈련으로 몸을 풀기 전에 취소가 돼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휴식일을 갖고 타 팀보다 3일 늦게 시작한 후반기 레이스지만 여정은 더욱 고달프게 됐다. 삼성이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월요일 경기를 치르지 않은 데 비해 넥센은 최근 3주 연속 월요일 경기를 몰아서 치르게 됐다.

만만치 않은 이동거리도 부담스럽다. 지난 주부터 경기일정이 2연전으로 편성되면서 가뜩이나 체력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넥센은 월요일 삼성전을 치르고 곧장 부산으로 이동해 롯데전을 치른다. 수요일 밤에 야간버스를 타고 다시 목동으로 올라와 두산전을 치르고, 주말 KIA와 2연전을 위해 밤에 광주로 이동한다. 남북을 오가는 지옥의 일정이다.

이동거리를 차치하고서도 염 감독은 10일 경기가 바로 취소되자 바로 다음날(11일) 예정된 삼성전 고민이 커졌다. 그는 “9일 경기에서 어렵게 상대 승리조(안지만-차우찬-임창용)를 끄집어냈는데, 10일 경기가 연기되면서 상대 승리조 투수들이 모두 휴식을 갖고 경기에 나올 수 있게 됐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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