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공포의 업슛’ 핵잠수함 김병현, 돌아오다

입력 2014-08-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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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병현(오른쪽)이 10일 광주 롯데전에서 6회초 2사 1·2루 위기를 무사히 넘긴 뒤 호수비의 주인공인 중견수 이대형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김병현은 7월 4일 목동 넥센전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한 뒤 27일 만에 승리투수의 기쁨을 맛봤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KIA 김병현

최고구속 143㎞ 직구61개 공격적 투구
올시즌 최다 107구 6이닝 6삼진 2실점
1년만에 QS 시즌3승 선발복귀 합격점

KIA 김병현(35)의 10일 광주 롯데전은 시즌 최고 피칭이었다. 올 시즌 최다투구수인 107구를 던져 역시 최장이닝인 6이닝을 막아냈다. 1회초 롯데 4번타자 최준석에게 2점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실점이 없었다.

시즌 최고 피칭이라고 감히 단정할 수 있는 것은 결과를 떠나서 메이저리그 시절 전성기를 떠올리게 만든 ‘업슛’이 재현됐기 때문이다. 1회부터 직구를 17개나 던졌고, 3회 14개, 마지막 6회 13개 등 총 61개를 직구로 장식했다. 직구로 들이박는,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는 김병현 특유의 공격성이 되살아난 피칭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3km를 찍었고, 심지어 최준석에게 맞은 2점홈런도 직구(시속 140km)였다.

김병현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시선들을 향해 ‘아직’이라고 투구로서 응답한 것이다. 4월 10일 무명 김영광과의 트레이드로 넥센에서 KIA로 온 이후 최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6이닝 동안 3안타 4볼넷을 내주면서도 피하지 않고 6삼진으로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넥센 시절이었던 2013년 6월 30일 대전 한화전(6.1이닝 무실점) 이후 다시 해낸 퀄리티스타트였다.

김병현은 후반기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패전을 당했다. 7월 25일 한화전은 5이닝 4실점, 7월 31일 NC전은 1.1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선발에서 일시적으로 탈락해 5일 두산전에서는 불펜으로 투입(1이닝 무실점) 됐다.

그러나 KIA 선동열 감독이 에이스 양현종의 등판을 하루 늦춰주면서 다시 김병현에게 기회가 왔다. 송은범, 서재응 등이 선발 복귀를 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어쩌면 김병현에게 마지막 오디션일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9년간 54승 86세이브를 거두고 두 개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갖고 있는 김병현이다. 그랬던 그가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한국 프로야구 넥센에서 좌절을 경험하고, 고향팀 KIA로 왔다. 고향은 그에게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곳이기도 했다.

이곳에서도 더 이상 발 디딜 곳 없는 벼랑 끝까지 몰린 그는 10일 롯데전에서 회생했다. 6-3 완승을 이끄는 시즌 3승(2패)투로 6연패(7월 29일 마산 NC전∼8월 7일 문학 SK전)까지 몰렸던 KIA에 최근 3연승의 반전을 선사했다. 아직 김병현에게는 ‘한칼’이 있었다.


● KIA 김병현=오늘 경기를 이기면 4강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최준석에게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는데 다음 타석에서도 ‘칠 테면 또 쳐보라’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승부를 펼친 것이 결과가 좋았다. 앞으로 투구이닝을 더 늘리는 것이 목표다. 나뿐 아니라 임준섭, 토마스 등 선발진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앞으로 더 기대된다.

광주|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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