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雨…태양이 필요해”

입력 2014-08-11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태양.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전 우천 취소 등판연기에 한숨
정근우 “이태비로 이름 바꿔라”

“비가 오면 안돼. ‘태양’이 힘을 못 쓰잖아.” 한화 김응룡 감독은 1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특유의 어투로 농담을 했다.

이날 가랑비로 시작된 비는 오후 5시부터 갑자기 굵어졌다. 결국 우천으로 취소됐고, 한화는 11일까지 서울에 더 머물며 LG전을 치른 뒤 12일부터 대전에서 두산과 2연전을 소화하게 됐다.

최근 한화는 선발진이 힘을 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노감독은 그만큼 비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선발등판이 하루 연기된 손자뻘 투수를 그렇게 안쓰러워했다.

이태양(사진)도 덕아웃에서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비를 맞으며 타격훈련을 마친 정근우가 마침 그 곁을 지나갔다. 취재진을 향해 “구름이 심상치 않다. 취소될 것 같다. 짐부터 싸야겠다”며 웃던 정근우는 이태양과 눈이 마주치자 “이태양이 선발로 등판하기로 한 날에 비가 유독 많이 내리는 것 같다. 취소된 경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태양에게 그동안 비는 참 야속한 대상이었다. 6월 20일,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가 대전 LG전 홈 선발등판을 응원하기 위해 전남 여수에서 직접 야구장을 찾았지만 비로 취소됐다. 7월 23일 대전 NC전 선발등판을 할아버지가 다시 응원하려 했지만 많은 비가 예보돼 모시지 않았다. 그러나 일기예보와 달리 그날 경기는 열렸다. 참 얄궂은 비였다. 빗방울이 굵어지고 선발투수 이태양의 표정과 함께 한화 덕아웃 공기가 살짝 무거워지자 정근우는 “이태양이 계속 비랑 인연이 이어지는데 이름을 바꿔 부르면 어떠냐. 이태비, 이태우 뭐가 좋을까?”라고 웃음을 주며 분위기를 바꿨다. 그러나 이날도 폭우로 이태양은 마운드에 결국 오르지 못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