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결승 1만2000명 인파…해운대 수놓다

입력 2014-08-1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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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의 성지’ 부산이 다시 한 번 e스포츠 열기에 휩싸였다. ‘HOT6 LoL 챔피언스 서머 2014’ 결승전이 열린 16일 해운대 해수욕장은 1만 여명의 게임 팬들이 운집해 손에 땀을 쥐며 경기를 지켜봤다. 환호하고 있는 우승팀 KT애로우즈 선수들. 사진제공|온게임넷

■ KT애로우즈 창단 첫 우승

유료 5000석 매진…피서객들 북적
해운대 찾은 외국인팬들도 환호성
삼성에 3-2 승…롤드컵 불씨 살려


종목도 다르고 장소도 달랐지만 부산의 한 여름밤 e스포츠 열기는 뜨거웠다. 인기 PC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종목으로 한 ‘HOT6 LoL 챔피언스(롤챔스) 서머 2014’ 결승전이 16일 부산광역시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렸다. 부산은 한때 ‘e스포츠의 성지’로 불린 곳이다. 2000년대 중반 광안리에서 잇달아 열린 국내 최대 팀리그 ‘프로리그’ 결승에 10만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이번 결승에도 1만명 이상의 팬들이 몰리면서 대성황을 이뤘다. 경기는 ‘KT애로우즈’가 ‘삼성 블루’를 3-2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막을 내렸다.


● 해운대 게임팬들로 북적

이날 해운대 해수욕장엔 선선해진 날씨 탓인지 바캉스를 즐기는 인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롤챔스를 보기 위해 모여든 관중들이 더 많았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해운대 백사장에는 게임 캐릭터로 치장한 열혈 게이머 등 e스포츠팬들로 북적였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경기를 보기 위해 해운대를 찾은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중국은 물론 북미와 유럽에서 온 e스포츠팬들은 세계 최강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환호했다.

약 5000석의 유료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울타리 바깥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에 바캉스를 즐기러 온 사람들도 흥미를 보였다. 이날 유료관중을 포함해 경기를 관람한 인파는 약 1만2000여명에 달했다. 광안리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의 ‘10만명 운집’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오랜 만에 부산 e스포츠 열기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e스포츠 열혈팬이라는 김성현(25·해운대구)씨는 “직접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어 좋았다.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롤드컵’ 8강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 이젠 롤드컵이다

경기에선 KT애로우즈가 풀세트 접전 끝에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했다. KT는 최근 열린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에서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잇단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반면 2연속 우승을 노리던 삼성 블루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결승이 유독 관심을 끈 이유는 10월19일 한국에서 결승이 열리는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의 한국 대표 선발전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라이엇게임즈가 최근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이번 롤드컵엔 한국에서 총 3팀이 출전한다. 국내 대회인 ‘롤챔스’와 ‘NLB’에서 서킷포인트를 가장 많이 획득한 상위 두 팀이 결선에 직행한다. 세 번째 진출팀은 서킷포인트 순위 3위부터 6위까지의 팀이 별도 토너먼트를 거쳐 선발된다.

지난 대회 우승에 이어 이번에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 블루는 직행 티켓을 얻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직행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윈터 시즌 우승팀인 ‘SK텔레콤T1 K’와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삼성 화이트’가 동률을 이뤘기 때문. 두 팀은 27일 순위 결정전을 통해 직행팀을 확정한다. 진 팀은 3위로 대표 선발전을 치러야 한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KT애로우즈는 롤드컵 진출 희망의 불씨를 살린 것은 물론 가능성도 크게 끌어올렸다. 2014시즌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4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 KT애로우즈는 5위 ‘나진실드’와 6위 ‘KT불리츠’ 경기의 승자와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3위팀과 롤드컵 진출을 위한 마지막 일전을 치르게 된다.

해운대(부산)|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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