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감독 적임자 찾기 “몸값·성적 옵션부터 올려라”

입력 2014-08-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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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포츠코리아

이질적 문화 적응 등 ‘20억+α’는 적은 금액
성적에 따른 보상·경질 위로금도 포함 돼야
코칭스태프 고용 등 부대비용 옵션도 숙제

‘포스트 홍명보’ 찾기에 나선 대한축구협회의 1차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새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유력해 보였던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62·네덜란드) 감독이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축구협회는 새 적임자 물색에 나섰다.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향후 후보 범위를 넓히고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계약 옵션이다. 그간 기술위 브리핑을 종합하면,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큰 틀에선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세부 조건에서 이견을 보였다. 연봉은 물론이고 세금, 계약기간, 주 활동지역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금전적 보상은 철저히!

외국인 감독의 한국행 결심은 한국선수가 유럽행을 꾀하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낯선 환경과 이질적 문화에 대한 적응은 쉽지 않다. 따라서 금전적 보상이 필수다. 현재 축구협회가 새 감독에게 책정한 기본 몸값은 ‘20억원+알파(α)’다. ‘상당히 적은’ 액수다. 해외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접촉해온 에이전트들은 “특정 감독이 자국에서 10억원을 받았다면, 한국행을 택했을 때는 최소 2∼3배는 더 줘야 한다. 중대 결심에 대한 보상으로 보면 된다. 아르헨티나를 브라질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끈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의 기존 연봉이 8억 원이라고 해서, 우리가 그와 10억원 안팎에 계약할 수 있다고 보는 건 큰 착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2002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과 계약할 때처럼 기본급을 줄이되, 성적 옵션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지만 대개 외국인 감독들은 기본 연봉 보장을 선호한다. 그러면서도 성적 옵션 역시 높게 책정해줘야 한다. 중도 경질시 위로금 지급과 잔여 연봉 지급 등도 물론 포함된다.


● 부대비용은 어떻게?

기본급과 성과급에 합의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별도 옵션이 필요하다. 코칭스태프 구성과 체류일 등이다. 특히 외국인 스태프를 얼마나 기용할 것인지는 아주 민감하다. 일본의 경우 알베르토 자케로니 전 감독이 5명의 스태프, 하비에르 아기레 현 감독이 4명의 코치를 활용한다. 고용인원은 줄었음에도 비용은 40억원대에서 50억원대로 높아졌다. 이뿐 아니라 외국인 감독은 체력 전문 트레이너와 영상분석관, 대외언론담당관 등 행정 스태프까지 직접 꾸리길 희망할 수 있어 세부 협의가 필요하다. 유럽체류기간을 최대로 늘리길 원한 판 마르바이크 감독처럼 자케로니 전 감독도 이를 놓고 일본축구협회와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이밖에 숙소(감독은 5성급 특급호텔 레지던스·코치는 오피스텔)와 차량, 통역 제공 등도 꼭 필요한 옵션인데 기사가 딸린 렌트 차량 비용만 해도 연간 5000만원은 훌쩍 넘는다는 것이 축구협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결국 외국인 감독 선임은 ‘쩐의 전쟁’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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