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리뷰] 스르르르∼ 기분 좋은 필기감 ‘모나미 볼펜의 진화’

입력 2014-08-2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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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동안 사랑받아 온 ‘국민볼펜’ 모나미153의 프리미엄 버전인 153ID 볼펜. 손에 쥐는 맛과 종이 위를 미끄러지는 필기감이 뛰어나다. 사진제공|모나미

■ 모나미 153ID

국민볼펜 ‘모나미 153’의 첫 프리미엄 제품
고급 필기구서만 느낄 수 있는 묵직함도 굿


모나미 153ID(1만5000원)는 ‘국민볼펜’ 153볼펜의 첫 프리미엄 라인업 제품이다. 육각형의 바디, 원추모양의 축 머리, ‘똑딱 똑딱’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노크를 고스란히 이어받아 처음 손에 쥐어도 늘 쥐어온 듯한 친근감이 든다.

모나미 153볼펜은 1963년에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변함없는 디자인을 유지해 왔다. 심플한 모양과 신뢰할 수 있는 기능, 여기에 부담 없는 가격이 더해지면서 반세기에 이르도록 ‘국민필기구’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153의 전통과 정신은 이어받았지만 153ID는 완전히 새로운 볼펜이다. 153의 무채색 바디는 탠저린, 미드나잇, 오트밀의 세 가지 컬러를 입었다. 소재도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을 사용했다. 프리미엄 제품답게 한 눈에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잉크는 리필심(4000원)이 들어간다. 사전 예약판매 3시간 만에 1530개 전량이 팔려나간 볼펜이다. 153이 ‘마징가’라면 153ID는 ‘그레이트 마징가’쯤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필기감은 어떨까.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메탈바디의 느낌을 화사한 컬러가 상쇄해준다. 표면을 가칠가칠하게 처리해 미끄러짐을 방지했다. 잡는 순간의 느낌은 ‘묵직한데?’이다. 고급 필기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충실한 무게감이다. ‘사각사각’이 아닌 ‘스르르르’에 가까운 필기감. 펜끝에서 흘러나온 잉크가 종이 위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정자보다는 흘림글씨를 쓰는 재미를 준다. 고가의 만년필을 쥔 듯한 기분 좋은 미끄러짐을 만끽할 수 있다.

지나치게 두껍지 않아 다이어리 필기구 구멍에 꽂아 넣고 다니기에 좋을 듯하다. 153과 달리 포켓 등에 꽂을 수 있는 클립이 달려 있어 편리하다. 학창시절 저렴하고 품질좋은 153볼펜의 ‘은혜’를 입은 기억이 있는 이라면 반색할 만한 볼펜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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