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후유증…뇌도 워밍업 필요하다

입력 2014-08-2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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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으로의 복귀…두뇌건강 체크 필수

일처리 늦어지고 건망증·무기력증 동반
오래 지속된다면 두뇌건강 나빠진 상태
충분한 산소 공급·견과류 섭취 등 도움


직장인 김미영(27·여·가명)씨는 8월 초 여름휴가가 끝난 후 줄곧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직장에 복귀한지 2주가 지났지만 업무에 집중이 안돼 일처리가 늦어지고 중요한 약속을 잊는 등 이른바 ‘휴가 후유증’을 톡톡히 겪고 있다. 업무 스트레스도 휴가 전보다 크게 느껴지고 무기력증도 심해졌다. 최근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장인들 중 김씨처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업무에서 일정 시간 벗어나 있다가 일상에 복귀하면 생활 패턴의 변화로 뇌도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기간이 남들보다 오래 지속된다면 평소 자신의 생활습관 점검을 통해 ‘두뇌 건강’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 두뇌 건강상태에 따라 스트레스 달라져

휴가 복귀 후 업무와 생활에 대한 부담감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적당량의 스트레스는 각성효과로 작용해 빠른 시간 안에 업무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평소 두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은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더라도 체감 스트레스 정도가 커진다. 과도한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져 장기간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인체에 나쁜 영향만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좋은 스트레스도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리차드 라자러스는 “성격에 따라 똑같은 자극에 좋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나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스트레스라도 일의 수행에 도움이 되는 경우를 ‘좋은 스트레스(Eustress)’, 안 좋은 영향을 주고 건강을 해치는 경우를 ‘나쁜 스트레스(Distress)’라고 표현했다.

대부분이 알고 있는 나쁜 스트레스인 디스트레스는 청반이라는 두뇌 부위에 자극을 줘 신경 세포를 손상시켜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또 독성이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염이 신체에 영향을 미쳐 고혈압,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디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심리적, 정서적인 균형이 깨지며 두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글루탐산염이 신체 곳곳에 축적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몸이 쉽게 피로해져 무기력하고 멍한 상태가 지속된다.

두뇌질환 전문 수인재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스트레스를 평소 많이 받는 사람은 신경세포의 손상으로 인해 두뇌건강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휴가를 다녀온 뒤 일상으로 복귀가 힘들다면 두뇌건강이 많이 나빠진 상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평소 생활습관 개선으로 두뇌건강 관리해야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는 평소 두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두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영양, 산소, 자극, 심리’ 등 4가지의 요소가 이상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우선 영양적 요소를 위해 두뇌 건강에 좋은 등 푸른 생선이나 달걀, 녹황색 채소 등을 최소 주 2회 이상은 섭취해야 한다. 휴대하기 편한 견과류를 가지고 다니면서 하루 한 줌 정도씩 먹는 습관을 갖는 것도 좋다.

두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시고 주2회 30분 이상의 야외 활동을 해서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해주어야 한다. 가벼운 산책을 습관화하거나 하루 한 번씩 창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뇌에 적절한 자극을 가해주면 신경세포 활동이 원활해져 두뇌 건강에 좋다. 자신의 전공이나 업무와는 무관한 방면의 책을 즐겨 읽는다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운동, 악기 등을 자주 접해보는 것이 좋다. 또 오른손잡이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왼손을 의식적으로 사용해보는 습관도 두뇌를 자극한다.

심리적 상태를 안정되게 유지하는 것도 두뇌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 한 번씩은 짬을 내어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보는 습관을 들이면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된다. 1주일에 최소 1시간 이상은 본인이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고 항상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태도도 중요하다.

안상훈 원장은 “평소 두뇌 건강관리에 소홀하면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기 쉽다. 두뇌 건강에 좋은 음식이나 습관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고 자신의 생활에서 얼마나 적용하고 있는지 꾸준히 체크하는 등 올바른 두뇌건강습관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 두뇌건강 관리 체크 N.O.T.E



N: nutrition(영양 섭취)
□ 등푸른 생선, 두부, 닭고기, 달걀 중 한 가지 이상의 식재료가 들어간 요리를 주3회 이상 먹었다.
□ 녹황색 채소, 계절 과일 중 한 가지를 반 접시 이상 주2회 이상 먹었다.
□ 한 줌 이상의 견과류를 주3회 이상 먹었다.


O: oxygen(산소 공급)
□ 30분 이상 야외활동이나 산책을 주2회 이상 했다.
□ 하루 5컵 이상 물을 주4회 이상 마셨다.
□ 하루 한 번 이상 창을 열고 20분 이상 환기를 시켰다.


T: touch(두뇌 자극)

□ 2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주2회 이상 했다.
□ 하루 5번 이상 의식적으로 왼손(왼손잡이는 오른손)을 주3회 이상 사용했다.
□ 하루 15분 이상 음악을 주2회 이상 들었다.
□ 30분 이상 독서를 하거나 새로운 일에 호기심을 주2회 이상 가졌다.


E: emotion(심리 안정)

□ 소리 내어 크게 웃은 적이 주3회 이상 있다.
□ 1시간 이상 취미생활을 주1회 이상 했다.
□ 5분 이상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에 잠긴 적이 주2회 이상 있다.

※0∼3개 : 노력요망, 4∼6개 : 보통, 7∼9개 : 양호, 10∼13개 : 매우 양호
※출처 : 수인재한의원 페이스북(facebook.com/brain119)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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