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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 인천에서 열릴 제 17회 아시안게임의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은 그는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역대 아시안게임의 개.폐막식을 지켜본 그는 “속 깊은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자기들 나라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여주겠다는 자랑 같은 게 느껴져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 이미지를 홍보하고 내세우는 거 말고 한국적 정(情) 같은 게 느껴지도록, 뭔가 따뜻한 대회다. 싶은 감정이 느껴지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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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은 이 외에도 102번째 영화 ‘화장’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참석하게 됐다. 영화 ‘화장’은 아내를 뇌종양으로 떠나 보낸 뒤 홀로 남겨진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를 일찌감치 완성한 그는 “78세의 나이를 먹기 전까지 자신에게 멜로드라마는 사치이며, 말랑말랑한 사랑 얘기 같은 것에는 치우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영화를 찍어왔다”고 그간의 작품관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감정적으로 스스럼없이 보여주는얘기”라고 소개한 그는 “도리가 없이 사랑에 빠지는 사람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것은 우리가 절대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벌써 102번째다. 그동안 ‘길소뜸’, ‘아다다’, ‘씨받이’, ‘서편제’, ‘태백산맥’ , ‘장군의 아들’, ‘춘향뎐’, ‘취화선’ 등으로 등으로 세계적 감독이 된 임권택 감독은 그러나 “불행하게도 내가 만든 백 몇 편의 작품들이 전부 가까이 다 남아 살아 있다”며 “작년 부산국제 영화제 때도 70여편을 상영했으나 난 그걸 싸그리 모아다가 몽땅 없애버리고 싶었다”는 의외의 생각을 털어놨다.
이유인즉 “옛날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내가 저런 쓰잘데 없는 영화를 만들었나 싶은 생각에 얼굴이 달아올라 견딜 수 없다는 것. 이처럼 깐깐한 열정으로 영화계의 큰 버팀목으로 자리한 그이지만 “이번 작품을 끝으로 이제 그만 좀 쉬려고 한다”는 말로 은퇴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밖에 임권택 감독의 자세한 인터뷰는 '헤이데이' 9월호를 통해 공개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