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표절·모방 논란…공영방송의 굴욕

입력 2014-08-2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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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왕의 얼굴’이 방송도 되기 전 영화 ‘관상’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운데)와 ‘마마도’(맨 아래)도 방송 전부터 타사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다. 사진제공|주피터필름·KBS

■ ‘공영방송 책임감 실종’ 거센 비판


‘왕의 얼굴’ 표절 시비 진흙탕 싸움
‘슈퍼맨이 돌아왔다’ ‘불후의 명곡’
예능도 타사 프로 모방 지속 논란


KBS의 드라마 ‘왕의 얼굴’이 영화 ‘관상’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데 이어 타사 예능프로그램을 모방한 프로그램에 관한 논란도 새삼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영방송으로서 체면을 구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청자의 비판이 만만치 않다.


● 드라마 ‘표절 논란’, ‘공정한 경쟁에서 벗어나는 행위?’

영화 ‘관상’의 제작사 주피터필름은 28일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표절과 부정경쟁 행위를 중단하고 ‘관상’ 죽이기를 즉각 멈추라”고 강력 호소했다. 이미 25일 ‘왕의 얼굴’ 표절 논란과 관련해 KBS와 KBS미디어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이후 KBS가 ‘왕의 얼굴’이 “‘관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반박한 데 대한 재반박이다.

‘관상’ 측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KBS미디어와 드라마 공동제작을 추진하던 중 협상이 결렬돼 백지화한 것”이라면서 KBS가 ‘왕의 얼굴’과 ‘관상’의 차이점으로 밝힌 ‘인물과 시대배경 등이 다르다’ ‘관상이라는 소재에 대해 왜 독점적 소유권을 주장하는가’라는 입장에 대해 “다양한 관상 중 굳이 얼굴상을 채택하고, 이를 동물상에 빗댄 것부터 ‘관상’의 주요 소재, 캐릭터, 플롯과 갈등구조를 그대로 모방(표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는 이날 “관상을 소재로 한 것 외에는 영화와 유사한 점이 없다. 이를 소재로 한 저작물이 표절과 모방이라는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한 뒤 “9월5일 가처분 신청 첫 심문 이후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 예능프로그램도 논란에

KBS는 이전에도 타사 프로그램을 모방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재 방송 중인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는 MBC ‘아빠! 어디가?’와 ‘나는 가수다’가 인기를 모은 뒤 방송되면서 관련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 파일럿으로 방송했던 ‘근무 중 이상 무’는 MBC ‘진짜사나이’가 촬영장소를 경찰지구대로 옮긴 듯한 인상을 줬다.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 역시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 출연진과 성별만 바꿨을 뿐 기본적인 콘셉트상 별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KBS는 추석을 맞아 9월6일 파일럿 3부작 ‘리얼 한국 정착기 이방인’을 방송한다.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미 JTBC ‘비정상회담’이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 체험담을 토크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지 못한 기획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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