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투척 사건 그 후… 강민호 “해선 안 될 행동 죄송”

입력 2014-09-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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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롯데 강민호(가운데)가 31일 전날 잠실 LG전이 끝난 뒤 물병을 홈 뒤쪽 그물을 향해 던진 사건에 대해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자중하는 뜻에서 이날 강민호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경기 전 취재진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
31일 출전 제외…오늘 징계 수위 결정

31일 잠실구장 원정 덕아웃. 롯데 김시진 감독은 취재진이 모이자 서둘러 라커로 돌아갔다. 통상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에게 팀 상황과 전략, 계획 등을 브리핑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이날 김 감독은 취재진이 도착하자 반대로 라커로 들어갔다. 대부분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김 감독은 직접 강민호(29)를 데리고 덕아웃으로 나왔다. 그리고 취재진 앞에 서게 했다.

강민호는 야구팬들에게 전달 될 카메라와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리고 “경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마지막에 감정 조절을 하지 못했다. 야구인으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했다. 팬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다.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 남은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 감독이 자청해 취재진 앞에 섰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 선수를 통제하지 못했다. 팬들이 없는 야구는 없다. 팬들에게 깊이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이날 자중하겠다는 의미로 LG전에 강민호를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김시진 감독과 강민호가 머리를 숙인 이유는 이렇다. 강민호는 전날 LG전 9회초 2-3으로 1점 뒤진 2사 1·2루에서 정훈이 LG 마무리 봉중근의 몸쪽 높은 공에 삼진을 당하자 흥분하며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경기 끝난 직후 물병을 홈 뒤쪽 그물을 향해 던진 것. 본인의 의도가 어찌되었든 분명 관중석 방향이었다. 경기 직후부터 팬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강민호의 말로는 관중을 향한 것이 아니라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심판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이날 롯데 선수들은 구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크게 반발하며 큰 목소리로 항의를 했었다. 볼 판정은 심판의 고유 권한이지만 볼로도 볼 수 있는 코스였다. 특히 4위 싸움에 아주 작은 희망만을 남겨두고 있는 롯데였기 때문에 선수들의 실망, 분노가 컸다. 한 선수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덕아웃에서 방망이를 집어 던지는 장면도 있었다. 일부는 경기 종료와 함께 그라운드에서 퇴장하는 심판들과 험한 눈빛을 주고받기도 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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