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이청용-물오른 기성용, 축구대표팀 ‘새 리더의 품격’

입력 2014-09-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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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새 주장 이청용(오른쪽)과 기성용이 3일 파주 NFC에서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전력질주 훈련을 하고 있다. ‘양박’은 떠났지만, 한층 더 성숙해진 ‘쌍용’이 대표팀의 기둥으로 한국축구의 새 출발을 이끌고 있다.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9월 A매치 2연전서 명예회복 의기투합

3년 전까지 한국축구에는 ‘양박쌍용’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어디에 내놓아도 남부럽지 않은 우리만의 경쟁력이자 자랑이었다. 그러나 지금 ‘양박’은 없다. 박지성(33)은 2011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데 이어 올해 현역에서 은퇴했고, 박주영(29)은 추락을 거듭한 끝에 현재는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채 국가대표팀에서도 빠져있다.

다행히 ‘쌍용’은 건재하다. 이청용(26·볼턴)과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당당히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2010남아공월드컵 당시 풋풋한 20대 초반 영건으로 맹활약한 둘은 올해 브라질월드컵에선 주축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축구는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성과를 거둔 남아공대회와 달리 브라질대회에선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란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둘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기성용은 그럭저럭 제 몫을 한 반면 이청용은 컨디션 난조로 거듭 부진했던 까닭에 더 큰 생채기를 얻었다.

그래도 믿음은 여전하다. 연령으로 보나, 기여도로 보나 이청용과 기성용이 4년 뒤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주축이 되리란 점은 분명하다. 9월 A매치 2연전(5일 베네수엘라·8일 우루과이)을 앞두고 2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한 국가대표팀의 키플레이어도 바로 이청용과 기성용이다.

이청용은 주장 완장까지 찼다. 브라질월드컵 당시 구자철(25·마인츠)을 도와 부주장 역할을 했고, 신태용-박건하-김봉수 3인 코치 체제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에선 주장의 중책을 맡았다. ‘홍명보호’ 시절인 지난해 11월 A매치 때도 캡틴이었지만, 그 때는 임시였다.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는 기성용은 변함없이 이청용을 도우며 중간 허리다운 모습을 보일 참이다.

한가위 연휴에 치러질 A매치 2연전에서 한국축구의 슬로건은 ‘명예회복’이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월드컵 실패로) 특히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짧지만 굵은 각오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쌍용’에게 관심이 쏠린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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