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못 속여!’ 부전자전 야구가족들

입력 2014-09-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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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흔히 예체능은 재능이 80%라고 한다. 물론 노력이 없으면 재능도 헛되지만 그만큼 타고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야구판도 예외는 아니다. 아버지의 끼를 물려받아 프로무대에서 뛰고 있는 ‘부전자전’ 선수들이 있다.

지난 8월 열린 2015 신인2차지명에서는 넥센이 6라운드 전체 58번으로 지명한 송우현(18·천일북일고)이 화제였다. 지명순위가 앞서지도 않은 그가 주목받은 이유는 역대 최다승(210승), 최다이닝(3003이닝), 최다탈삼진(2048개)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아 천안북일고 주전내야수로 활약했고, 청소년야구국가대표팀에 뽑히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송우현이 프로구단 지명을 받으면서 지난해부터 한화에 몸담고 있는 형 송우석(21)까지 삼부자가 프로무대를 밟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kt 특별지명된 윤수호(22·단국대)도 야구선수는 아니지만 스포츠인의 피를 물려받은 선수다. 그의 아버지는 2014소치동계올림픽 남녀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윤재명 총감독이고, 어머니도 1986삿포르동계아시안게임 여자쇼트트랙 1000m, 3000m 은메달과 1500m 동메달을 땄던 옛 ‘빙상스타’ 유부원이다. 부모의 운동신경을 쏙 빼닮은 윤수호는 시속 140km대의 빠른 공을 던지며 파워와 순발력, 변화구 구사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1990년대 중반까지 해태와 쌍방울을 거치며 거포로 활약했던 박철우(50) KIA 2군 코치와 두산 박세혁(24)도 대를 이어 야구를 하고 있고, 박종훈 전 LG 감독의 아들인 박윤은 SK에서 뛰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강광회 심판위원의 아들인 강진성은 NC 유니폼을 입었다. 갈 길이 멀지만 두산 홍성흔의 다섯 살배기 아들 화철 군도 벌써부터 스포츠인의 끼를 발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홍성흔은 “아직 어려서 더 지켜봐야한다”며 신중했지만 “아무래도 날 닮아서 운동신경은 좋은 것 같다. 스스로는 야구를 하겠다고 하는데 만약 소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시킬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건 속여도 피는 못 속인다고 했다. 과연 이들은 아버지를 뛰어넘는 더 큰 선수로 성장해 한국프로야구를 이끌 수 있을까.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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