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덴헐크 “네덜란드도 추석 같은 명절 있었으면…”

입력 2014-09-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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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덴헐크-애나(왼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네덜란드도 추석 같은 명절이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프로야구 2년차’를 맞은 삼성의 외국인투수 릭 밴덴헐크(29)는 대표적인 지한파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다 작년 1월 삼성 라이온즈의 옷을 입었다. 2009년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뛰기도 했다.

그동안 많은 외국인선수들이 낯선 이국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그러나 밴덴헐크는 적응력이 뛰어났다. 한국문화를 쉽게 받아들이며 아내 애나와 함께 한국생활을 즐기고 있다. 애나는 한국어를 배워 웬만한 의사소통은 가능한 수준. 한국생활에 적응해서일까. 밴덴헐크는 올 시즌 더욱 인상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작년 7승9패, 방어율 3.95에 그쳤지만 4일 현재 12승3패, 방어율 3.64를 기록했다. 다승과 방어율 3위로 선두 삼성의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2번째 추석을 맞고 있다. 한국의 좋은 전통인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사실 일년 내내 훈련과 경기가 이뤄지는 야구선수들에게 명절은 사치나 다름없다. 설에는 해외전훈을 떠나 있고, 추석에는 순위경쟁을 위해 더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다. 이는 외국인선수에게도 마찬가지. 밴덴헐크는 작년 잠실 두산전을 치르느라 한국의 명절을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나아졌다. 삼성이 6~8일 휴식일을 가지면서 추석 연휴(7~10일)를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밴덴헐크는 “(추석 날) 한 단골 레스토랑에 초대받았다. 아직 애나와 뭘 할지 결정하진 못했다. 다만 송편을 비롯한 한국의 전통음식을 먹을 계획이다”고 웃었다. 잘 알려진 대로 밴덴헐크는 통닭과 계란찜 등 한국음식을 즐겨 찾는다.

밴덴헐크는 추석명절에 대해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추석이나 미국의 추수감사절 같은 명절이 네덜란드에는 없다”고 아쉬워했다. 대신 네덜란드의 킹스데이(king's day)를 한국 팬들에게 소개했다. 그는 “킹스데이는 국왕의 생일로 4월 27일이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휴일이다. 사람들이 오렌지색 옷을 입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음식을 먹고 즐긴다. 퍼레이드도 있고 무척이나 흥겨운 날이다”고 말하며 양국 문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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