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인터뷰] 천이슬 “악플? ‘인간의 조건’ 후 ‘인간 천이슬’로 봐주세요”

입력 2014-09-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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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이슬은 세 자매 중 막내딸이다. 5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어머니와 통화한다는 그는 “빨리 부산에 내려가 추석 떡과 엄마표 지짐이를 먹고 싶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신인 연기자 ‘천이슬’의 이름에는 유난히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섹시 모델’ ‘엘프녀’ ‘베이글녀’ ‘양상국의 여자친구’…. 지난해 4월 KBS2TV ‘사랑과 전쟁’으로 데뷔한 지 불과 1년 여 만에 얻은 것들이다.

때로는 ‘예뻐 보이고 싶거나’ 아니면 ‘정말 뜨고 싶은 모델’이라는 오해와 비난까지 받았다. 하지만 천이슬은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섹시한 화보는 20대 초반에 촬영한 것이죠. 섹시의 의미도 모를 때, 그저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파이팅 넘치게 일했죠. 실제로 저를 만난 사람들은 절대 저를 섹시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후회하지는 않는다”며 “지난 1년을 연기자 천이슬의 다양한 모습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운 한복 빛이 비친 얼굴에 부끄러워하는 미소가 번졌다.

새침한 외모의 천이슬은 “주량은 소주 반병. 안주는 무조건 야끼우동이다. 오죽하면 별명도 야끼우동”이라며 털털한 매력을 보였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천이슬로서는 지난 4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에 출연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그간 편견이 많았는데 ‘인간의 조건’이 저를 호감으로 만들어줬어요. 전에는 댓글 10개 중 10개가 악플이면, 이후에는 10개 중 반은 칭찬이더라고요.”

‘인간의 조건’을 말하는 천이슬의 목소리가 씩씩해졌다.

“예능은 항상 어렵고 긴장돼요. 아직도 녹화하기 전엔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그런데 ‘인간의 조건’은 정말 편했어요. (김)신영 언니는 카메라가 꺼졌을 때도 웃겨요. (김)숙 언니와 (김)지민 언니는 뒤에서 많이 챙겨주고요, (김)영희 언니는 정말 쿨하고 의리 있어요. 촬영이 끝날 때는 ‘우리끼리 다같이 살면 안 되냐’고 할 정도였다니까요.”

두 번째 출연인 ‘인간의 조건’ 농촌봉사활동 체험(8월 2일 방송) 전날엔 설렘에 잠도 안 올 정도였다고 했다. 특히 당시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개그맨 김기리와의 어색한 분위기였다.

“실제로 기리 씨와 몇 마디 안 했어요. 그게 화제가 될 줄이야…. 제가 평소 내색을 많이 안하고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인데 기리 씨 역시 비슷하더라고요. 아님 제가 어려워서 그런가? 하하!”

신인 연기자 천이슬.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눈에 띄는 개인기도 말솜씨도 없었지만, 풋풋한 외모에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이 시청자에게 남았다. 덕분에 이후 예능만 20개, 8월 종영한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에도 출연했다. 하루 일정을 마친 후에는 연기 공부와 중국어 공부에 열심이다. 출연했던 작품이 끝난 후에도 동료 연기자들과의 모임에 빠지지 않는다.

“편집이 많이 돼 아쉽지만, 신인으로서 많이 배웠어요. 백치미 있는 윤도지 역이 저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애드립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긴 것 같아요. 무엇보다 서인국 씨를 중심으로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행복했어요. 요즘 작품 하나 끝낼 때마다 든든한 친구들이 생긴 것 같아 힘이 나요. 저 외로움 많이 타는 편이거든요.”

“오직 배우가 되고 싶어 서울에 왔다”는 부산아가씨 천이슬은 이제 갈 길을 찾은 듯 천천히 걷고 있다.

“손예진 선배처럼 팔색조의 배우, 오래도록 꾸준히 활동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일단 올 하반기에는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 ‘연기자 천이슬’의 매력을 보여드릴게요.”

동아닷컴 한민경 기자 mk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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