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드래프트 김기윤 “대학시절 고생한 것 보상받은 기분”

입력 2014-09-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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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 스포츠동아DB

‘제2의 김태술’로 불린 대학에서도 보기 드문 정통 포인트 가드
대학 3학년부터 극심한 슬럼프에도 전체 6순위로 KGC에 지명
김기윤 “김태술 선배 뛰어넘는 게 목표!”

“전통가드가 팀에 꼭 필요하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다.”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유독 많은 눈물을 보인 선수가 있다. 안양 KGC에 전체 6순위로 지명을 받은 연세대 포인트 가드 김기윤(22)이다.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그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한 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나름의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기윤은 고교 시절 각광받는 포인트 가드였다. 동기들 뿐 아니라 1~2년 선후배들 사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정통 포인트 가드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빼어난 기량 덕분에 좋은 조건으로 연세대에 스카우트 됐다.

하지만 대학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2학년까지 주전으로 활약했던 그는 만만치 않은 후배들의 등장으로 출전시간이 줄어들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잃었다. 게다가 뜻하지 않은 부상에도 시달렸다. 대학 선배인 KCC 김태술과 비슷한 외모와 플레이스타일로 ‘제2의 김태술’로 불렸지만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면서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김기윤은 올해 초만 해도 드래프트에서 4순위 안에는 선발될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대학리그에서 활약상이 미비했고, 대학 3학년을 마친 몇몇 선수들이 드래프트에 참가하면서 6순위까지 떨어지고 말했다. 다행히도 은희석 감독이 올 여름 연세대에 새로 부임한 이후 김기윤은 예전의 기량을 조금씩 회복하면서 슬럼프에서 탈출하고 있다.

김기윤은 “이전에 고생했던 게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 가고 싶은 팀에 뽑혀서 지금까지 고생했던 것을 모두 보상받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교 3년부터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은희석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신뢰와 믿음을 주셔서 열심히 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기량이 올라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목표는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인 김태술을 뛰어넘는 것이다. 김기윤은 “용병들과 하는 2대2, 슈터 살리는 패스는 항상 자신이 있다. (김)태술이형을 넘어서는 게 목표다”라며 “공격형 가드가 프로농구의 대세이지만 정통 포인트 가드가 팀에 꼭 필요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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