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BS
‘나인’ ‘굿 닥터’이어 세번째 리메이크
3편 모두 남녀간 로맨스 담은 멜로물
“섹스·폭력 질린 美시청자에 신선함”
전지현·김수현 주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사진)가 미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한국 드라마가 미국 지상파에서 리메이크되는 것은 지난해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나인)과 KBS 2TV 드라마 ‘굿 닥터’에 이어 3번째다.
그동안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 드라마를 수입해오던 한국이 달라진 제작환경이나 완성도 높은 기획력과 스토리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 해외 드라마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잇따르는 미국수출을 두고 방송가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강점을 잘 살려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수출확대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한드’에 빠진 ‘미드’, 결국 ‘멜로의 힘!’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을 사로잡은 세 드라마가 모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다룬 멜로드라마라는 사실이다. 국내 드라마 가운데 처음 수출된 ‘나인’은 주인공이 아홉 번의 시간여행을 통해 겪는 가족사를 멜로와 결합했다. 인기 ‘미드’(미국 드라마)로 유명한 ‘가십걸’ ‘디 오씨’ 등을 만든 페이크 엠파이어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고 현재 파일럿 방송을 위한 대본 작업 중이다. ABC에서 방송될 것으로 전망된다.
‘굿 닥터’도 마찬가지다. ‘서번트 증후군’이라는 소재를 의학과 멜로로 잘 버무린 드라마로 내년 상반기 CBS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소니 픽쳐스가 제작하는 미국판 ‘별그대’도 초능력을 가진 남자와 여자 톱스타의 사랑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다. 파일럿 방송을 위한 대본을 마치는 대로 제작에 들어가고, 현재 캐스팅이 진행 중이다. ‘쉴드’ ‘엔젤’ ‘뱀파이어 다이어리’ 등을 집필한 리즈 크래프트와 사라 패인이 대본을 맡고, 박지은 작가가 EP(executive producer·총괄 프로듀서) 자격으로 리메이크 작업에 참여한다.
‘별그대’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 측은 21일 “외계인과 톱스타의 사랑이야기라는 내용을 독특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한국 드라마가 중국 등 아시아에서 이미 로맨틱 장르로 사랑받고 있는 것처럼 서구의 입맛을 사로잡은 게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한류 드라마 사이트인 ‘드라마피버’ 박석 대표도 최근 서울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에 참석해 “세계 시청자를 분석해보면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다. 이야기 구조가 단순해도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는 미국 콘텐츠의 섹스나 폭력 등 선정성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한국 드라마가 강점을 잘 살린다면, 2015년 전 세계에서 인기를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