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청용은 진종오의 데칼코마니?

입력 2014-09-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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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한국의 김청용(오른쪽)과 진종오가 나란히 사대에 서서 표적지를 겨냥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진종오 선배 닮고 싶어” “새로운 영웅 탄생”
男 공기권총 10m 결선서 나란히 메달 획득

나란히 옆 사대에서 표적을 겨눈 둘은 ‘데칼코마니’ 같았다. 김청용(17·흥덕고)은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존경하는 진종오(35·kt) 선배님을 닮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고, 동메달을 획득한 진종오도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축하해달라”며 화답했다. 한국사격의 현재와 미래는 함께 시상대에 섰다.

올림픽에서만 5개의 메달(금3·은2)을 기록한 진종오는 모든 권총선수들의 우상이다. 김청용 역시 대표팀에 선발된 이후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곤 했다. 둘은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본선과 결선에서 같은 신발을 신고 있었다. 이는 역도화다. 원래 진종오가 신체의 밸런스를 잡는 데 역도화가 좋다는 사실을 알게 돼 처음 신기 시작했는데, 이후 많은 권총선수들에게 전파됐다. 김청용도 진종오의 영향을 받았다.

김청용은 권총선수로서는 드문 왼손잡이다. 자신의 오른쪽 사대 선수와는 항상 마주보며 총을 쏜다. 본인의 경우에는 항상 누군가와 얼굴을 맞대고 경기에 임하지만, 이런 경험이 낯선 상대에게는 심리적 압박감을 주기도 한다. 김청용은 “옆 선수들은 항상 눈이 마주치면 금세 아래로 피해버린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의 훈련 과정에선 진종오와 나란히 서서 표적을 겨냥하는 적도 종종 있었다. 좋은 눈썰미를 갖고 있는 김청용으로선 알게 모르게 우상의 장점들을 배울 기회를 얻은 셈이었다. 진종오는 “사실 (김)청용이가 훈련 중 결선에서도 나를 이긴 적이 종종 있었다. 잘할 것이라고 믿었다. 근사한 식사를 함께하며 기쁨을 나누겠다”며 자신의 대를 이를 재목을 챙겼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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