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펜싱, 에이스가 따로 없다

입력 2014-09-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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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숙. 스포츠동아DB

전희숙. 스포츠동아DB

■ 한국펜싱, 왜 강한가?

두꺼운 선수층…선수 모두가 메달권 실력
단체전 성적도 동반 향상…한국펜싱 돌풍
과학적 맞춤형 훈련 ‘스텝 트레이닝’ 효과

한국 검객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왔을까.

한국 펜싱이 2014인천아시안게임 개막과 동시에 찬란한 금빛행진을 펼치고 있다. 첫 날인 21일에는 여자 사브르 이라진(24·인천 중구청), 남자 에뻬 정진선(30·화성시청)이 금메달을 땄다. 22일에는 여자 플뢰레 전희숙(30·서울시청), 남자 사브르 구본길(25·국민체육진흥공단)이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 종목별 ‘에이스’가 2명? 선수층 두꺼워졌다


예견됐던 돌풍이다. 한국은 4년 전 광저우대회에서 금7, 은2, 동5라는 역대 최고 성적으로 펜싱 종목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금2, 은1, 동3이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지난달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으로 열린 수원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 전 종목을 석권하면서 금9, 은5, 동2를 획득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은 펜싱 강국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자리나 다름없다.

심지어 4년 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노린다. 광저우 때는 개인전에서 여자 에뻬를 제외한 전 종목 우승을 휩쓸었지만, 단체전에서 금메달 여섯 개 중 두 개만 챙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남자 에뻬·사브르 단체전과 여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여자 에뻬·사브르와 남자 플뢰레 단체전도 모두 메달권 실력이다. 단체전에 약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각 종목 ‘에이스’의 뒤를 받칠 다른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많은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벌써 결과가 나타났다. 신예 이라진이 결승에서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26·익산시청)을 꺾었고, 전희숙도 여자 펜싱의 오랜 간판 남현희를 준결승에서 꺾었다. 그만큼 선수층이 확실히 두꺼워졌다.


● 과학적 분석 통한 체력 보완, ‘스텝 트레이닝’의 힘

체계적인 훈련도 뒷받침됐다. 아시안게임 펜싱대표팀을 지원해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정진욱 박사는 “그동안 코칭스태프와 협의해 선수 개인별 체력적 요인들을 분석한 체력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며 “부상을 입은 선수들과 부상 위험이 있는 선수들, 체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에게 맞춤형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각각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다. 준비된 음악에 맞춰 여러 종류의 펜싱 스텝을 계속 유지하는 ‘스텝 트레이닝’을 통해 유·무산소 운동을 병행하고 손·발의 협응력(머리·어깨·입·팔·손가락 등을 시각적 탐사와 연결하여 움직이는 신체적 조절능력)을 키웠다. 정 박사는 “기존의 달리기 방식에서 탈피해 선수들이 경기 중 활용하는 근육을 사용하는 펜싱 맞춤형 훈련”이라며 “지금까지 펜싱은 발의 스피드 위주로 훈련했지만, 사실 발이 빨라서 공격을 빨리 시작해도 팔이 따라가지 못하면 오히려 위험하다. 스텝 트레이닝 때도 팔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 힘썼다”고 설명했다.

고양|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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