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이라진 ‘롤모델서 AG金 단짝으로’

입력 2014-09-24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부산디자인고등학교 펜싱부 1년 선후배
사브르 단체전 함께 나서 中 꺾고 금메달


김지연(26·익산시청)과 이라진(24·인천중구청)은 부산디자인고등학교 펜싱부 1년 선후배 사이다. 이들의 모교는 2003년 손영욱 감독이 이끄는 펜싱팀을 창단했고, 2004년 신입생 김지연이 입단한 이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고교 입학과 동시에 플뢰레에서 사브르로 종목을 바꾼 김지연은 모교 펜싱팀을 명문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 됐다. 게다가 2012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펜싱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기면서 단숨에 여자 사브르의 ‘얼굴’로 떠올랐다. 남현희를 필두로 한 여자 플뢰레에 비해 국제대회 성적이 초라했던 여자 사브르는 상대적으로 늘 찬밥 신세였지만, 김지연이라는 스타의 탄생과 함께 전기를 맞았다.

2005년 부산디자인고에 입학한 이라진에게는 1년 위의 김지연이 우상이었다. 다정다감한 김지연을 늘 따라 다니면서 함께 수다를 떨었고, 자신의 롤모델로 삼아 곁에서 장점을 배웠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늘 붙어 다녀 ‘단짝’으로 통했다. 김지연과의 주요 대회 맞대결 성적이 6전 전패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배움의 계기로 삼았다. 결국 이라진은 2014인천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에서 처음으로 김지연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사브르의 봄날을 이끌어갈 최고의 콤비이자 라이벌이 탄생한 것이다. 개인전이 끝난 뒤 두 사람이 했던 말은 똑같았다. 이라진은 “단체전에서도 지연 언니와 함께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했고, 김지연은 “남은 단체전에서 동생들과 함께 꼭 1등을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결과는 둘의 다짐대로였다. 김지연과 이라진은 황선아(25·양구군청), 윤지수(21·동의대)와 힘을 합쳐 한국에 아시안게임 사상 첫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안겼다. 대회 4연패에 도전하던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맏언니 김지연은 “죽기 살기로 밀어붙였다. 고비가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정말 짜릿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좋다”고 했다. 서로를 껴안으며 만끽한 기쁨이라 더 값졌다.

고양|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