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관왕 김준홍, 24년전 임장수 코치 한 씻었다

입력 2014-09-25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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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세계사격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준홍의 금빛 총성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울려 퍼졌다. 24일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김준홍(뒤)이 감독을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marine007

2014세계사격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준홍(24·KB국민은행)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2관왕에 오르며 한국사격의 새로운 별로 떠올랐다. 김준홍, 장대규(38·KB국민은행), 송종호(24·상무)는 24일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25m 속사권총 본선에서 합계 1747점으로 중국(1746점)을 따돌리고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이 종목 단체전에서 정상에 선 것은 1990년 베이징대회 이후 무려 24년 만이다. 특히 9일 상무에서 전역한 김준홍은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송종호(현재 하사)와 군 생활을 함께 한 인연이 있어 기쁨이 두 배였다.

●김준홍, 열흘 만에 메이저대회 연달아 석권
송종호(584점), 장대규(582점), 김준홍(581점)은 본선에서 각각 2·3·4위를 휩쓸며 모두 결선에 올랐다. 결선 최후 승자는 14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른 김준홍이었다. 김준홍은 31개의 히트(Hits)를 기록하며 중국의 장지안(히트 30개)을 간발의 차로 제쳤다. 한국사격은 김청용(17·흥덕고)에 이어 2번째로 2관왕을 배출했고, 김준홍은 열흘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나 자신을 낮추고 방아쇠를 당겼다”
남자 25m 속사권총은 사격에서도 가장 역동적 종목으로 꼽힌다. 본선(60발)에선 8·6·4초 만에 5발을 각각 2시리즈씩(총 30발) 쏴, 이틀의 결과를 합산(총 60발)해 순위를 매긴다. 5발을 각기 다른 5개의 표적에 쏘기 때문에, 선수는 몸을 돌리거나 총을 움직이며 격발하게 된다. 단 4초 만에 5발을 쏘는 민첩한 모습은 마치 서부개척시대의 총잡이를 연상시킨다.
본선 점수 상위 6명은 결선에 진출한다. 결선에선 4초 만에 5발씩(1시리즈)을 거듭하며, 점수 합산이 아니라 히트 합산으로 순위를 가린다. 히트란 9.7점 이상을 명중한 것을 말한다. 우선 4시리즈(20발)를 진행한 뒤 6위를 떨어뜨리고, 이후 1시리즈를 마칠 때마다 최하위를 사선에서 제외한다. 김준홍은 “결선에 들어가서 입상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 자신을 낮추고 방아쇠를 당겼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24년 전 임장수 코치의 한풀이까지
2관왕에 오른 김준홍은 사격대표팀 임장수(55) 코치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준 뒤 동료들과 목마를 태웠다. 임 코치는 1990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이 종목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할 때 주축 선수였다. 내심 2관왕까지 노렸지만, 개인전에선 은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중국선수에게 밀렸지만, 이번에는 김준홍이 중국선수를 꺾었다. 임 코치로선 제자가 24년 전 개인전의 한을 풀어준 셈이었다. 임 코치는 “이런 맛에 지도자를 하는 것 같다”며 웃은 뒤 “아직 경기가 남아있어 단체전 금메달 시상식을 마치고도 훈련을 했다. 흥분된 분위기를 가라앉혀 내일(25일) 25m 스탠더드 권총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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