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지원 “발레리나 꿈 접었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인터뷰]

입력 2014-09-28 1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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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지원 “17년 간 해 온 발레 그만둘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인터뷰]

○'운널사' 속 세라 비중, 아쉽지만 많이 배웠다
○17년 발레 그만둘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사람은 누구나 선택의 기로에 선다. 출근길에 무슨 옷을 입어야 하는 것도 선택이고 점심에 무슨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선택들도 수많은 고민과 번뇌가 뒤따른다. 또한 선택 후 뒤따르는 그에 대한 댓가를 치르는 일도 결코 만만치 않다.

배우 왕지원도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통해 연기의 길을 걷게 됐다. 국립 발레단에서 활동했을 정도의 실력을 가졌음에도 그가 지금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는 것은 온전히 왕지원 본인이 내린 중요한 선택 덕이다.

"어릴 때부터 쭉 발레를 해왔어요. 그러다가 굉장히 심한 부상을 당해서 오랫동안 고생했었거든요, 그렇게 힘든 방황의 시기를 보내고 연예 계통의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내 길이라고 생각했던 발레를 그만두고 연기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죠."

왕지원은 최근 출연작인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도 그가 맡은 세라 캐릭터를 통해 "발레를 그만 두겠다"는 대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이에 그는 "상황은 달랐지만 세라가 어떤 고민을 거쳐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는 충분히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예체능 쪽은 본인 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세요.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니까요. 그래서 발레를 그만 두고 연기를 해야 겠다고 결정했을 때 부모님 생각이 제일 많이 나고 죄송스러웠어요. 그래도 제 결정을 존중해주셔서 배우가 될 수 있었죠."

이렇게 왕지원은 발레 대신 연기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인생을 리셋했다. 그리고 발레로 쌓은 끈기와 승부욕, 기품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채웠고 '로맨스가 필요해', '상속자들', '운명처럼 널 사랑해' 등에 연속으로 출연하며 조금씩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 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아쉬움만큼 좋은 것들이 더 많았어요. 장혁과 장나라 씨의 달팽이 커플이 중심이 되다 보니 제가 연기하는 세라의 이야기가 조금 줄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왕지원이 연기한 세라는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장나라와 함께 가장 정극에 가까운 캐릭터였다. 이건 역의 장혁이 두드러질수록 세라는 슬퍼져야 했다. 주연 커플의 독식이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처음부터 세라에게는 코믹 요소는 없다는 걸 미리 알고 참여한 드라마에요. 그래도 연기자들끼리 이 상황에는 이렇게 하면 웃길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누면서 정말 들겁게 촬영했어요. 그럴 때 마다 이동윤 PD님은 제게 '의외의 모습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역시 코믹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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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도시여자의 전형 같은 욍지원에게서는 쉽게 상상되지 않는 코믹. 그럼에도 그는 코믹 말고도 하고 싶은 것들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조급하지 않게 천천히 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가 진하게 생긴 얼굴이라서 도시적인 이미지를 많이 보시고 그런 역할들 위주로 제안을 많이 하세요. 물론 배우로서 파격적인 연기로 인정을 받고 싶긴 하지만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지금의 저는 무조건 쌓아가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잠재력을 터뜨려야 할 때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을테니까요."

이 또한 왕지원의 선택이다. 발레리나 왕지원이 연기를 택했듯 배우가 된 그는 느려도 제대로 된 길을 걷는 방식을 택했다. 물론 이에 대한 결과물도 왕지원 본인의 몫이다.

"목표도 있고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들도 있어요. 하지만 제 마음 속의 비밀로 남겨둘래요. 그냥 지금은 제가 목표를 향해 천천히 그리고 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고 싶어요. 많은 작품으로 인사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네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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