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하키 준결승 한국 대 인도 경기가 30일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선수들이 인도 패널티킥 공격을 수비하고 있다. 인천|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신 감독은 9월 30일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하키 인도와의 준결승에서 0-1로 패한 뒤 각국 취재진이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움직임이 좋지 못했다. 진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경기시간이 오후 7시에서 오후 4시30분으로 변경된 것을 어제(29일) 오후 7시에 통보 받았다. 전화 한 통화로 바뀌었다. 오후 7시에 맞춰서 준비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최근 4년 간 선수들이 야간경기서 움직임이 좋아 야간경기로 배정해달라고 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TV중계 때문인지…”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날 하키경기는 MBC가 중계했다. 직후 방송사에 항의전화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신 감독의 말은 사실과 달랐다. 9월27일 조직위가 편성한 경기는 한국과 인도의 준결승이 오후 4시30분이었다. 하지만 신 감독이 “야간 경기를 원한다”며 오후 7시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직위는 파키스탄과 인도 등 다른 국가와의 조율이 어려워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결정을 29일 통보했다.
MBC 스포츠국은 1일 “오후 4시30분으로 확정된 경기 스케줄을 보고 중계를 편성했다. 방송사가 경기시간 변경을 요청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다”고 말했다. 대한하키협회 관계자도 같은 날 “신 감독의 발언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며 “원래 경기시간이 오후 4시30분이었고 변경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뿐이었다”고 해명했다.
만약 경기시간을 신 감독이 원하는 데로 변경했다면 당장 다른 국가의 항의가 이어지고 개최국의 횡포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경기 내용도 3쿼터까지 단 한 번의 샷도 기록하지 못한 한국의 완패였다. 신 감독의 발언은 곧장 보도됐고 ‘비인기 종목의 설움’, ‘중계방송사의 횡포’, ‘조직위의 무능력’등으로 해석되며 빠르게 알려졌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달랐다. 결과적으로 결승에 진출한 인도를 축하하지도 못하고 억지 핑계만 둘러댄 아름답지 못한 패자의 뒷모습이었다.
인천|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