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가을등반…단풍 보려다 척추·무릎 ‘골병’

입력 2014-10-0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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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 필수
배낭은 몸무게 10% 넘지 말아야
하산 땐 천천히…등산 스틱 도움


직장인 박영돈(44·가명) 씨는 주말에 아내와 함께 설악산으로 무박2일 야간산행을 다녀왔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가을산의 풍경을 감상하고 하산하던 중, 돌멩이를 밟아 몸의 중심을 잃고 허리가 삐끗했다. 허리에 뻐근한 통증이 있었지만, 산을 내려온 후에는 통증이 덜해 병원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 일어났을 때 허리와 골반에 쑤시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허리도 뻣뻣해져 거동이 쉽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척추후관절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박씨처럼 가을 산행을 다녀온 후 허리나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등산은 허리 근육을 강화시키고 요통을 예방한다. 또 척추 뼈를 바르게 고정시키고 만성 척추신경질환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무리하게 높은 산을 오르내리면 오히려 척추가 손상돼 척추후관절증후군이나 관절 통증이 뒤따를 수 있다. 척추후관절증후군은 갑작스러운 외상, 허리 삠, 장기간의 잘못된 자세가 원인으로 허리근육이 약한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허리와 골반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느껴지는데 아침에 증상이 심해진다. 또 잠자리에서 몸을 옆으로 돌릴 때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생긴다.

따라서 무작정 산에 오르기보다는 건강을 지키는 안전산행 노하우를 유념해야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의 약 3∼5배 무게가 앞쪽으로 쏠려 근육 및 관절, 허리 등 각 부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평지의 절반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배낭의 무게는 자신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고, 등산화는 발목을 조이거나 너무 큰 것은 피해야 한다. 지팡이는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관절에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높은 산을 찾을 땐 가급적 지참하는 것이 좋다. 균형 감각이 좋지 않은 중년 여성이나 체지방 비율이 너무 낮은 마른 여성의 경우에는 등산 대신 근육강화를 위한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척추관절 통증질환 특화 용인분당예스병원 이정훈 원장은 “요추염자 환자의 약 70%가 척추후관절 증후군이다. 특히 봄가을 등산객이 증가하는 계절에 환자수가 크게 증가한다”며 “등산 후 허리 부근에 통증이 생긴다면 흔히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하지만 척추후관절증후군은 이런 질환과 발생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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