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대학생인 moon1040님께서 조립 PC 구매 시 메인보드의 선택에 대해 문의를 주셨습니다. 보내주신 메일의 내용은 다음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저는 새 PC 구매를 생각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요즘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전 게임(LOL, 아이온, 블소)를 많이 하기 때문에 그냥 데스크탑을 사려고 합니다. 한 매장에서 아래와 같은 견적을 받았습니다.
CPU: 인텔 코어i5-4세대 4690 (정품)
메인보드: ECS ESSENTIALS H81H3-MV 제이씨현
메모리: 삼성전자 DDR3 4G PC3-12800 (정품)
VGA: ZOTAC 지포스 GTX750 Ti 1GB
HDD: WD 500GB BLUE WD5000AAKX (SATA3/7200/16M)
케이스: ABKO NCORE 볼트론 USB 3.0
파워: POWEREX REX III 500W Triple V2.3
이렇게 하니 합계가 60~70만원 사이입니다. 사실 SSD도 달고, VGA도 좀 높이고 싶은데 예산이 딱 여기까지 입니다. 근데 한가지 맘에 걸리는 게 메인보드 입니다. 제가 주워듣기로 다른 건 싼 걸로 하더라도 메인보드는 비싼 걸로 하는 게 좋다고 들었거든요. 그리고 메인보드 싼 거면 나중에 업그레이드도 못한다고 하고… 근데 저 견적에서 넣은 메인보드가 인터넷 최저가 4만원 대 제품이던데 괜찮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저렴한 보급형 메인보드, ‘얌전히’ 쓰기에는 그다지 문제 없어
안녕하세요. IT 동아입니다. 일단 위 견적서를 보니 말씀하신 게임의 구동 정도에는 큰 문제가 없는 사양입니다. 각 부품의 호환성 면에서도 걱정은 없습니다. 다소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면 메모리(RAM)이 4GB라서 좀 부족하지 않나 싶은 점인데 이는 일단 쓰다가 부족함이 느껴진다면 나중에 4GB를 추가해서 8GB 구성이 가능하니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닐 것 같네요. 그리고 HDD가 500GB에 버퍼 16MB의 제품인데, 여기에 1~2만원 정도 보태면 1TB 용량에 버퍼 32~64MB 제품을 살 수 있습니다. 사실 저 같으면 후자로 할 것 같은데 이건 사용자의 선택으로 남겨두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말씀하신 메인보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ECS의 ESSENTIALS H81H3-MV 메인보드는 말씀대로 가격이 정말 쌉니다. 인터넷 최저가가 4만 3,000원에 불과하네요. 물론 그렇다고 위 견적표의 나머지 부품과 호환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성능 저하가 발생할 것 같지도 않네요. 조금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면 PC케이스 전면의 USB 3.0 포트와 연결하는 헤더(header)가 기판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이네요. 이 때문에 케이스 전면의 USB 3.0 포트를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USB 2.0은 가능).
고급형 메인보드, 향후 기능 확장 및 튜닝 면에서 유리
그렇다면 이 보급형 메인보드를 그냥 써도 된다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선 일단 고급형 메인보드를 왜 쓰는지부터 알아두셔야 할 것 같네요. 우선 보급형 메인보드를 써도 불량품이 아닌 이상, 일상적인 PC 이용에 문제는 당연히 없습니다. 다만 그 이상이 어렵다는 거죠. 고급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튜닝이나 기능 확장 등까지 고려하면요.
이를테면 CPU의 동작속도를 기준치 이상으로 올려 추가적인 성능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오버클러킹의 성공률입니다. 오버클러킹을 안정적으로 하려면 전원부가 충실해야 하는데, 보급형 메인보드는 대개 3~4페이즈 수준의 빈약한 구성이 대부분입니다. 오버클러킹 자체는 가능하지만 안정적인 동작이 보정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중고급형 메인보드는 대개 최소 6~8페이즈 이상의 전원부를 갖추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오버클러킹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향후 기능확장이나 업그레이드 가능성 면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위에서 언급한 보급형 메인보드는 메모리 슬롯이 2개뿐이죠? 당연히 4개 이상의 메모리 슬롯을 갖춘 중고급형 메인보드에 비해 메모리 확장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PCI 익스프레스x16 슬롯도 1개뿐이기 때문에 복수의 그래픽카드를 조합해 성능을 높이는 SLI나 크로스파이어 모드의 구성을 할 수 없죠(물론 이건 좀 매니아의 영역이긴 합니다).
메인보드의 전반적인 기능을 제어하는 칩셋(chipset)도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H81이나 B85 같은 인텔 8시리즈 칩셋은 지금 당장 쓰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내년에 나올 신형 CPU인 5세대 코어 시리즈(브로드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신경 쓰이지요. 정말 나중에 CPU 업그레이드까지 할 생각이 있다면 좀 더 비용을 투자해 H97이나 Z97 같은 인텔 9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의 구매도 생각해 보세요. 다만, 이런 메인보드는 10만원대 정도는 나갑니다.
사용자의 이용 수준과 경제적 능력 고려해야
그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단 구입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향후 업그레이드 계획이 그다지 없으며, 오버클러킹과 같은 튜닝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보급형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것도 그다지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면, 향후 새 PC의 구매 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성능 보완을 하고자 하는 사용자, 오버클러킹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비용을 좀더 투자해서 고급형 메인보드를 선택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최근 한창 출시를 시작한 9시리즈 칩셋 기반의 제품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고요. 그 어느 쪽이 확실한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으니 자신의 가치관과 이용 수준, 그리고 지갑 사정을 고려해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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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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