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모비스 이대성 “아프니깐 청춘이다”

입력 2014-10-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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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덩크슛하다 왼쪽 발목 부상
회복 더뎌 태극마크 기회도 끝내 무산
함지훈 조언에 긍정 마인드로 시련 극복

‘2014~2015 KCC 프로농구’가 11일 개막한다. 새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 선수들은 오프시즌 동안 많은 땀을 흘렸다. 그러나 모비스 이대성(24)은 단 한 번도 코트 위에서 공을 잡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그는 2월 16일 KGC전에서 덩크슛을 시도하고 착지하다 왼쪽 발목이 심하게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 당초 2~3주면 회복된다는 진단이었지만, 부상은 예상보다 깊었다. 4강 플레이오프에는 아예 출전하지 못했고, LG와의 챔피언 결정전 때는 진통제를 먹어가며 힘겹게 뛰었다.


● 부상 때문에 놓친 태극마크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대성을 활용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193㎝의 장신 가드인데다, 스피드도 좋아 8월 스페인농구월드컵에선 유럽·남미 국가의 키 큰 가드들,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이란의 힘이 좋은 가드진을 막기 위한 수비 요원으로 쓴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이대성은 태극마크를 달 기회를 놓쳤다. 대표팀도, 이대성도 모두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당시 유 감독은 “덩크슛 한 번이 (이)대성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상의 여파로 실의에 빠졌던 이대성에게 팀 선배 함지훈(30)의 조언은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대성은 “한번은 (함)지훈이 형이 ‘다칠 운명이었다면 덩크슛이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부상이 있었을 테니,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말라’고 하더라. 지훈의 형의 말이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 부상이 준 간절함

회복은 예상보다 훨씬 더뎠다. 두세 군데의 병원을 다녔지만, 의사마다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일본까지 건너가 진단을 받았지만, 확실한 처방을 얻지 못했다. 마냥 회복을 기다리던 끝에 9월 19일 결국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 경과는 좋다. 이대성은 “관절경으로 발목 상태를 보기 위해 부분 마취만 하고 수술 과정을 모니터로 다 봤다. 다행스럽게 생각보다는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항상 발목이 뭔가 묵직하고 무언가 걸려서 통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느낌이 없다. 이제는 빨리 회복하는 일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긴 여름을 보내는 동안 그의 몸은 휴식을 취했지만, 머리와 눈은 쉬지 않았다. 국내프로농구는 물론이고 농구월드컵, 미국프로농구(NBA), 아시안게임 등 다양한 농구 경기를 접하면서 자신의 농구를 재정립할 수 있었다. 그는 “농구 경기를 정말 많이 봤다. 한 시즌 동안 유 감독님 밑에서 배운 농구와 내가 생각하던 농구를 다시 한번 정립했고, 월드컵 경기를 통해 세계농구에서 배울 점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감독님이나 코치님, 선배들이 해준 조언을 매일 일기로 썼는데, 그 일기들도 다시 한번 읽어봤다. 비록 부상 때문에 운동은 못했지만, 농구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대성은 12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을 진행 중이다. 그는 “그래도 선수는 코트에서 뛰어야 한다. 아파서 못 뛰다 보니 농구에 대한 간절함을 더 느꼈다. ‘아프니깐 청춘’이라고 하지 않나. 이번 시련을 계기로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며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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