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발견’ 에릭 “아직 이전 세대 스타 취급 받고 싶지 않아” [인터뷰]

입력 2014-10-20 1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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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드라마 보고 싸우는 누리꾼들 보고 신기했다”
○아직은 이전 세대 사람 취급 받고 싶지 않아


연예인은 대중의 환상을 자극한다. 특히, '우상'이라는 뜻을 지닌 아이돌들은 이런 바람을 만족시키고 그들에게 완벽한 남자로 혹은 청순 미녀로 남아있는 것이 얼마나 이득인지를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현실의 이야기를 전하고 대중들의 공감을 얻기란 쉽지 않다. 이런 행동들이 결국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껍질을 깨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장수 아이돌 그룹인 신화의 리더 에릭은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다. KBS2 드라마 '연애의 발견' 속에서 그가 연기한 태하는 '불새'에서 "어디서 타는 냄새 안나느냐"던 서정민과는 180도 다른 인물이었다. 그가 한여름(정유미)의 전 남친으로 지질함을 보여줄 때 그는 에릭이 아닌 배우 문정혁이 되어 있었다.

"이번 작품을 고를 때 시놉시스나 대본을 보고 정말 공감이 많이 됐어요. 그 안에서 저는 과거에 만났던 사람이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그 때 상대의 감정이 이랬겠구나'하면서 이해가 가는 부분도 많았죠. 분명히 여자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는 하진이었지만 제가 맡은 태하는 남자들이 많이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에릭은 '연애의 발견'을 고른 이유로 공감을 들었다. 그는 "나 역시 하진이었던 적도, 태하였던 적도 있었다"면서 "'연애의 발견'은 내게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아마 연기를 하면서 저에 대한 욕을 듣지 않았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일걸요. 저는 쉬는 동안 연기를 따로 공부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연기가 늘은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많이 칭찬을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이 드라마를 하면서 제일 신기했던 건 작품 속 이야기인데도 많이 공감해 주시고 서로 인터넷에서 설전을 벌이는 거였어요. 정말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걸 느꼈죠."

그의 말대로 '연애의 발견'을 지켜본 여성 시청자들은 태하를 보고 지금은 헤어진 전 남자친구의 마음을 이해했고, 남자 시청자들은 태하에게 공감했다. 신화 팬들 모두의 연인이었던 환상 속의 에릭이 현실에 땅을 내딛은 셈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에릭은 "이제서야 사람이 됐다"고 표현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불새' 같은 대사들이 있었고 '신입사원' 같은 모습들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건 전에는 내 안의 한가지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제가 가진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멋져보이는 것보다 오로지 대본에 나와있는 것만이라도 잘 표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죠."

매번 멋지기만 했던 에릭의 변화가 감지되던 순간이었다. 그는 과거의 연기를 "멋모르고 하던 것들"이라고 자평했다. 에릭은 '불새'를 지나 '연애의 발견'을 통해 현실감 넘치는 생활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가 됐다.

"예전에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저 대선배들과 부딪히면서 배웠죠. 그 때는 정말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 같았어요, 그래도 그런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연기를 할 수 있었겠죠. 요즘 연기를 하는 아이돌들을 보면 정말 잘하는 것 같아요. 이제는 배우나 가수라는 경계로 나누기 어려운 엔터테이너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최정상에도 섰던 그이건만 에릭은 여전히 다른 배우들과 후배 가수들을 의식했다. 에릭은 아직 현역에서 물러나 '신화(神話)'로 남을 생각은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저 뿐만 아니라 신화 멤버들 모두 지금의 트렌드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앨범을 내는 것도 선배 대우를 받으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지금 무대에 서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고 싶어서죠. 아직은 이전 세대 사람처럼 취급받고 싶지는 않네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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