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릿수 시청률 행진…TV드라마의 위기?

입력 2014-10-2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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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아이언맨’, MBC ‘내 생애 봄날’,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왼쪽 사진부터) 등 지상파 방송사의 주중 드라마가 한 자릿수 시청률로 부진한 이유는 시청패턴과 플랫폼의 변화로 시청자가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슷한 소재로 변별력 없는 드라마가 반복되는 점도 큰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제공| KBS·MBC·SBS

■ 경쟁력 없는 이야기…시청자들 외면


플랫폼 다변화로 시청률 하향 평준화
방송사들 스스로 경쟁력 저하 지적도
수목극 경우 비슷한 소재 변별력 없어


‘4%…, 6%…, 8%….’

최근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방송 중인 평일 드라마가 대부분 10% 시청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이 ‘하향 평준화’했다는 말도 무리가 아닌 상황이다. 방송가에서는 시청 패턴의 변화나 플랫폼의 다변화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제 실시간 시청률 경쟁이 무의미해졌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하지만 ‘방송사 스스로 콘텐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한류 드라마 붐이 일면서 현지 시장에서 인기 있는 로맨틱·멜로드라마 위주로 국내 드라마가 제작되는 등 비슷비슷한 소재와 패턴의 드라마가 잇달아 방송되며 변별력이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팩션 사극,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사극 등 다양한 소재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월화드라마와는 달리 KBS 2TV ‘아이언맨’, MBC ‘내 생에 봄날’,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등 수목드라마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멜로 소재이며 전개 방식도 비슷해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극중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남자주인공의 순애보적인 캐릭터 역시 똑같다는 비판의 시선이다.

‘내 생애 봄날’의 감우성, ‘아이언 맨’의 이동욱,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정지훈(비)은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슬픔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다 새로운 여자를 만나 안정을 찾는다는 설정의 캐릭터들이다. ‘상처 있는 남자가 새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뻔한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따른다고 해도 동시간대 경쟁작 속 주인공들이 이처럼 엇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점은 아쉽다.

또 캐릭터 설정이 비슷하다보니 이야기 전개 방식에 있어서도 차별점을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때문에 긴장감도 없고, 스토리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시청자의 외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 드라마 관계자는 “그동안 장르물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등 로맨틱·멜로드라마가 최근 중국 등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국내 안방극장에서는 같은 소재의 드라마가 넘쳐나고 있다”면서 “비슷한 소재를 다룬다 하더라도 작품의 완성도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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