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학범슨’ 김학범 감독 , 단판승부 맞춤전략 통했다

입력 2014-10-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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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FA컵 준결승 전북전 수비 위주 전략 효과
“처음부터 승부차기 염두” 선수 교체 늦춰

단판승부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덕분이다. 역시 ‘학범슨’답다.

시즌 중반 성남FC의 지휘봉을 잡고 친정으로 복귀한 김학범(54·사진) 감독의 별명은 ‘학범슨’이다. 30년 가깝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을 지낸 명장 알렉스 퍼거슨(73)의 이름에서 따온 별명으로, 그만큼 김 감독의 지략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성남의 ‘2014 하나은행 FA컵’ 4강전은 김 감독이 왜 ‘학범슨’으로 불리는지를 재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스플릿라운드 그룹B행이 일찌감치 확정된 성남은 객관적 전력에서 전북에 밀린다. 김 감독은 정면대결로는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초반부터 수비에 비중을 뒀다. 특히 승부차기까지 갈 수 있는 단판승부의 특성에 따른 선수 운용이 돋보였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까지 고려해 선수 교체를 평소와 달리 최대한 늦췄다. 결국 성남은 전북과 120분간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해 FA컵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김 감독은 23일 “보는 사람은 재미있었을지 몰라도, 나는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며 웃은 뒤 “처음부터 승부차기를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성남은 다음달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FA컵 결승을 치른다. 하루 전 “서울의 공격력이 사실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말했던 김 감독은 “전북에 비해 서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한 뒤 “서울전 전략은 전북전과 또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당장 눈앞에 불도 끄기 힘들다”며 26일 펼쳐질 클래식 정규라운드 마지막 33라운드 울산전으로 눈길을 돌렸다. FA컵 결승 준비와 더불어 클래식 그룹B에서 강등권을 벗어나야 하는 과제가 김 감독 앞에 놓여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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