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야기] 거의 다 나았다, 문성현… 거의 다 왔다, 한국시리즈

입력 2014-10-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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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투수 문성현. 스포츠동아DB

■ 넥센 문성현

지난해 10월. 넥센이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을 맞이했던 그 가을. 넥센 문성현(23·사진)은 누구보다 들떠 있던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후반기부터 선발로 나서 팀의 막바지 4강 싸움에 힘을 보탰고, 당당히 준플레이오프(준PO) 선발로도 낙점됐다. 문성현은 준PO에 앞서 덕아웃을 서성이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간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가을에 선발투수로 뛸 수 있다니 시즌 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던 일”이라며 “꼭 좋은 활약으로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문성현은 그렇게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2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좌절하는 대신, 이를 악물고 ‘내년 가을’을 가슴 속에 새겼다.

2014년 10월. 넥센은 또 다시 가을잔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문성현은 그 출발을 함께 하지 못했다. 15일 목동 롯데전에 시즌 10승을 노리며 선발등판했다가 1회부터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다. 부축을 받으며 내려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더니 근육이 찢어졌다고 했다. 하필이면 시즌 막바지. 포스트시즌이 눈앞이었다. 국내 선수 가운데 최다승(9승). 충분히 가을잔치에서 마운드의 주축으로 활약할 만한 성적이었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어떻게든 회복하려고 애를 써봤다. 그러나 시간은 너무 빨리 흘렀고, 결국 PO 엔트리에 문성현의 이름은 포함되지 못했다.

넥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시작되던 27일, 문성현은 목동구장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재활훈련을 받고 있었다. 씁쓸한 표정으로 “꼭 가을잔치에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이러니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부상의 순간도 아프게 되뇌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도 아쉽지만, 그보다 그때 다쳐서 PO에 못 나가게 된 게 가장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나 문성현의 올 가을은 이대로 끝난 게 아니다. 넥센의 목표는 올해 PO 진출이 아니다. LG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라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까지 이겨볼 생각이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 그 목표를 향해 선수들은 입을 모아 ‘간절함’을 이야기한다. 문성현도 마찬가지다. “이제 거의 다 나았다. PO는 덕아웃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한국시리즈에서는 꼭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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