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리 잘 키우면 ‘억대 연봉’

입력 2014-10-3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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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선진국에서는 이미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통하는 마주. 국내에서도 마주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경제계는 물론 연예계까지 마주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부산경남은 각각 11월5일과 12일까지 마주 신청을 받는다. 이수홍 마주가 마사에서 경주마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 선진국에서는 이미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통하는 마주. 국내에서도 마주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경제계는 물론 연예계까지 마주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부산경남은 각각 11월5일과 12일까지 마주 신청을 받는다. 이수홍 마주가 마사에서 경주마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부와 명예 동시에…마주의 ‘馬테크’

대통령배 우승 땐 총상금 7억원 최고
엄격한 자격요건 충족해야 신청 가능
렛츠런파크 서울·부경, 마주 모집 중

‘마주가 돼서 경주마 재테크 해볼까?’

최근 한 순위선정 TV프로그램에서 현재 뜨고 있는 19개의 틈새 재테크 리스트를 선정했다. 그 중 경주마를 사서 수익을 내는 ‘경주마 재테크’가 1년에 10억원대의 대박도 가능하다는 설명과 함께 2위에 올라 시청자의 주목을 받았다.

경주마 재테크를 하는 사람은 마주(馬主)이다. 마주는 경주마를 소유하거나 소유할 목적으로 한국마사회(KRA)에 등록한 자로, 소유한 경주마를 경주에 출주시키고 그 대가로 한국마사회로부터 경마상금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경주에서 우승 시 마주 상금의 배분율은 약 79%이다. 최고상금을 자랑하는 대통령배 대상경주에는 총 상금 7억원이 걸려있다. 이와 더불어 KRA컵 마일-코리안 더비-농림축산부장관배로 이어지는 삼관경주에서 최우수 경주마로 선정될 경우 무려 7억원의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으니 잘나가는 마주의 경우 억대 연봉은 기본이다.


● 부·명예를 동시에 얻는 마주, 엄격한 자격 제한

국내에서는 마주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경마 선진국에서는 이미 명예로운 직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경마종주국인 영국에서는 ‘마주=귀족’이라는 인식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윈스턴 처칠은 “영국수상보다는 더비경주 우승마의 마주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미국, 호주 등에서도 ‘마주=상류층’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을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 할리우드 스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도 자신의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다.

국내에서도 마주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경제계는 물론 최근에는 연예계까지 참여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잡은 대표적인 마주로는 대통령배 3연패에 빛나는 ‘당대불패’의 정영식 마주를 꼽을 수 있다. 2009년에 데뷔해 2013년 은퇴할 때까지 ‘당대불패’가 벌어들인 상금은 무려 29억8500여만원. 정영식 마주는 ‘당대불패’ 1마리를 통해서만 23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런 막대한 수익과 함께 정 마주는 2011년부터 ‘당대불패’의 이름으로 매년 1억원 씩 기부를 해 ‘기부왕’이라는 영예로운 별명과 함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명사가 됐다.

이처럼 마주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높은 품격을 자랑하기 때문에 마주 신청에 있어서 엄격한 자격이 요구된다. 먼저 법적으로는 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 금고형 이상 선고자 등은 마주가 될 수 없다. 한국마사회 임직원,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 등도 제한된다. 경제적으로는 경주마 구입비 및 위탁관리비 등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만 하고 개인, 법인, 조합별 각각의 최소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렛츠런파크 서울(구 서울경마공원)은 11월5일까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11월12일까지 마주 신청을 받고 있다. 개인마주, 법인마주, 조합마주 등 총 세 부문으로 선발하고, 마주등록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12월 중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마주모집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한국마사회 홈페이지(www.kra.co.kr)를 참고하면 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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