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력의 삼성이냐, 한방의 넥센이냐

입력 2014-11-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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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수들-넥센 선수들(아래).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삼성-넥센 KS 전력분석

삼성-넥센 팀타율·홈런 리그 1·2위
올시즌 상대전적 8승 1무 7패로 박빙

삼성 빠른 경기감각 회복이 최대 관건
올 시즌 잠실에선 넥센이 투·타 우세

전력분석상의 통계는 참고용일 뿐이다.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는 더 그렇다. 그러나 야구는 매우 민감한 스포츠다. 투수는 쉽게 자신의 습관을 바꾸지 못하고 타자는 자기도 모르는 타격 스타일에 빠져든다. 전력분석이 프로야구 경기에서 강력한 무기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하는 삼성과 넥센은 올 시즌 128경기를 치렀다. 경기 기록에는 강점과 약점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 홈런 1·2위, 타율 1·2위 팀의 맞대결

삼성은 유일한 팀 타율 3할(0.301)의 팀이다. 팀 홈런은 161개로 리그 2위다. 넥센은 삼성에 이은 팀 타율 2위(0.298)를 기록했고 홈런은 199개로 압도적인 1위다.

맞대결에서는 어떤 성적을 남겼을까. 넥센 투수들은 삼성에 약했다. 16경기 팀 방어율은 6.13으로 8개 팀 중 두 번째로 높았다. 106점을 뺏겨 NC와 함께 100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은 넥센을 상대로 5.37의 팀 방어율을 기록했다. SK(5.94)에 이어 역시 두 번째로 높지만 넥센 투수들보다는 많은 점수(91점)를 뺏기지 않았다. 그러나 피홈런은 26개로 많다.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은 “시즌 때 공격력은 두 팀 모두 뛰어났다. 그러나 단기전은 누가 얼마나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삼성이 얼마나 빨리 경기 감각을 회복하느냐가 1∼2차전 승부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넥센은 플레이오프 마지막 타격감이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 타자의 구장 대구와 목동

한국시리즈 1∼2차전은 대구, 3∼4차전은 목동에서 열린다. 타자가 유리한 야구장에서 1∼4차전이 열린다. 두 팀은 대구와 목동에서 어떤 성적을 보였을까. 삼성 투수들은 대구에서 방어율 4.67을 기록했다. 55경기에서 58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넥센 마운드는 무려 6.75의 방어율을 남겼다. 단 8경기를 치렀지만 홈런은 8방을 맞았다. 삼성은 올 시즌 리그 투수들에게 ‘지옥’으로 불렸던 목동에서도 선전했다. 8경기에서 방어율 4.86, 시리즈에서 가장 큰 승부점으로 꼽히는 홈런도 9개만 허용했다. 넥센은 목동에서 방어율 5.62, 홈런은 64경기에서 84개를 맞았다. 삼성에 비해 경기수도 많았지만 성적도 나빴다.

반대로 타자들은 어땠을까. 삼성은 홈 대구에서 타율 0.309로 평균보다 더 높았다. 55경기에서 65개의 홈런을 쳤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860으로 좋았다. 넥센은 8경기에서 팀 타율 0.261, 홈런 14개를 기록했다. OPS는 0.811이다. 삼성은 목동에서도 강했다. 8경기 팀 타율 0.301, 홈런은 8개다. OPS는 0.831이다. 넥센은 홈 목동에서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보여줬다. 64경기에서 타율 0.312, 홈런 112개를 터트렸다. OPS는 리그 상위권 타자 수준인 0.938에 이른다.


● 마지막 승부 후보지 잠실에서는 넥센이 강했다

시리즈 5∼7차전은 잠실이다. 잠실에서 두 팀은 똑같이 16번의 원정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투·타 모두 넥센이 앞선다. 넥센 타자들은 잠실에서 타율 0.285, 홈런 13개를 쳤다. 강정호는 잠실에서 타율 0.356, 4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장타율은 0.729로 위력적이다. 넥센 마운드도 잠실에서 호투했다. 방어율 3.52 10승 6패 5세이브로 승률 0.625를 기록했다. 실점은 65점이었다. 삼성 타선은 잠실에서 타율 0.257, 장타율 0.375를 기록했다. 홈런은 넥센과 비슷한 12개. 마운드는 5승 11패 2세이브 방어율 5.63으로 나빴다. 93점을 뺏기며 잠실 원정 팀 중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피홈런(7개)은 많지 않았지만 159개의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잠실 성적은 상대 전적이 아니다. 구장의 변수는 수비에 더 큰 변수다. 삼성과 넥센 모두 홈구장에 인조잔디가 깔려 있다. 잠실은 천연잔디다. 내야수들이 불규칙 바운드를 이겨내야 한다. 좌중간이 깊은 잠실 외야도 정확한 수비 위치와 빠른 송구가 필요하다. 적응력이 관건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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