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김영애 “촬영 후에 한 달동안 캐릭터 못 빠져나와”

배우 김영애가 ‘현기증’에서 열연을 펼치며 힘들었던 순간을 토로했다.

김영애는 3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현기증(감독 이돈구·제작 (주)한이야기엔터테인먼트)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촬영 후에 한 달동안 캐릭터에서 못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현기증’에서 김영애는 자신의 실수로 인해 손자를 잃어버린 ‘순임’역을 맡으며 서서히 미쳐가는 열연을 펼쳤다. 김영애는 “원래 작품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편인데 이 영화를 끝내고 한 달동안 나를 찾아갔다. 그 만큼 연기에 몰입했다는 것이지만 두 번은 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 말고 도지원이 더 걱정됐다. 자신의 엄마 때문에 자식을 잃어버린 연기를 펼쳐야 하는 지원이를 보며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기 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영화에 대해 “이 엄청난 일을 저질러놓고 이야기를 할 용기가 나지 않은 순임의 모습이 공감됐다. 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도 순간적인 행동, 계산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다 죽자고 하고 식구는 다 죽이면서 차마 나는 못 죽는 질긴 보호본능을 연기하며 인간의 나약함에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영화 ‘현기증’은 찰나의 현기증으로 손자를 숨지게 한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인 엄마 ‘순임’(김영애)이 심한 죄책감과 공포감에서 자신의 죄를 침묵하면서 점점 이상 행동을 보이지만 가족 모두는 자신의 고통 때문에 서로를 돌볼 여력이 없어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 이돈구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김영애 도지원 송일국 김소은 등이 출연한다. 6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