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심상정 의원 “롯데 CCTV 불법 사찰 증거 명백…검찰이 수사해야”

입력 2014-11-06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5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롯데 자이언츠 최하진 대표이사의 선수단 CCTV 사찰을 두고 “최 대표이사의 책임 있는 입장표명이 없다면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포츠동아DB

■ 심상정 의원 스포츠동아 단독 인터뷰

최 대표 지시로 은밀하고 지속적인 사찰
선수 인권 알몸 만든 있을 수 없는 고문
동의 구하려 했다는 것도 정황상 거짓말
선수·팬들에게 진심으로 공개 사과해야

“롯데 자이언츠 최하진 대표이사의 진솔하고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없다면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

‘롯데야구단 최하진 대표이사의 지시로 은밀하고, 지속적인 롯데선수단 원정숙소 CCTV 사찰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의 끈질긴 조사로 4일 드러났다. 심 의원은 “최 대표이사가 새벽 1시부터 아침 7시까지 CCTV 녹화 내용 자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호텔 CCTV 설치 위치, CCTV 녹화 자료 전달 유무 등을 확인했다. 마땅히 보호돼야 할 개인 사생활마저도 롯데야구단에 의해 꾸준히 감시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심 의원의 진상규명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은 롯데야구단의 CCTV 사찰이 ‘인권’의 가치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전 국민적 분노를 불러올 불법행위를 하고도 최 대표이사는 한 언론에 “지시는 했지만 사전에 (선수들에게) 통보하도록 (롯데야구단 직원, 코치들에게) 시켰다”라고 말했을 뿐이다. 스포츠동아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심 의원을 만났다. 심 의원에게 롯데사태를 바라보는 시선과 향후 대응책을 물었다.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롯데 자이언츠와 어떤 이해관계 없고, 나쁜 감정도 없다. 인권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애써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이번 일을 바라봤다. (집단행동에 나선 선수들이) 용기를 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도와야 될까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고 최동원 선수의 팬이기도 하다. 선수 사찰, 이것은 실제 있어서 안 되는 일이다.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고통 받는 것이 사생활이다. 게임 끝낸 뒤 저녁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고, 편안하게 자기 내면에 충실하도록 사생활이 보장돼야 충전이 돼서 더 좋은 모습도 보여주지 않겠나. (롯데야구단의 CCTV 사찰은) 이것을 무지막지하게 알몸으로 만든, 있을 수 없는 고문이다.”


-언제부터 조사를 시작했나?

“(롯데야구단)프런트의 문제점이 제기되며 이 얘기가 흘러나왔다. 단순한 팬이 아닌 국회의원 신분이라 분명한 근거가 필요했다. 자료가 입수된 지는 며칠 안 된다. 제보를 받고 굉장한 책임감을 느꼈다.”


-오늘 아침 최하진 대표이사 언론 인터뷰는 봤나?

“봤다. 우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호텔계약을 할 때 최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CCTV 관계를 확인, 주문한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그것을 선수들에게 사전에 양해 혹은 통보라도 할 의사가 있었는지에 대해 여러 정황을 볼 때, 신뢰하기 어렵다. 어느 기업의 사건보다도 국민들이 사랑하는 야구선수들 이야기고, 특히 부산 지역에서 아주 민감하게 지금 사태를 지켜보는 분들이 많은데 최 대표이사가 진솔하고 책임 있게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셔야 된다고 생각한다.”


-최 대표이사보다 윗선, 혹은 롯데그룹이 연루된 정황은 없나?

“그것은 지금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 다만 ‘왜 대표이사가 숙박 관리를 하는 부서가 있을 텐데, 사장이 직접 나서서 했을까’에 대해서 여러 의구심이 있다. 어디엔가 활용하기 위해 그런 것 아니겠나. 이를 테면 연봉계약 같은 데서 악용하려고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다. 이것이 롯데야구단을 직접 관리하는 최 사장의 특수한 케이스인지는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보려 한다.”


-롯데야구단 혹은 롯데그룹이 ‘버티기’로 나갈 수 있다.

“나도 그게 걱정이다. 보통 우리사회에서는 반인륜적 횡포가 드러나면 힘으로 누르려 한다. 이 사건은 증거가 명백하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도 조사해야 된다. 이런 것들을 떠나서 프로야구의 일이기 때문에 팬의 기대에 부응하는 해법을 롯데가 솔선수범해서 만드는 것이 해법임을 최 대표이사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오늘 (최 대표이사) 인터뷰 보면 지시한 것은 인정하지 않았나? 그러나 동의를 구하려 했다는 이야기인데 선수들한테 확인한 바로는 (사찰을) 전혀 알지 못했기에 거짓말이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진심으로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하고, 지금의 회유와 협박을 중단하고 대화로서 선수들을 존중하며 해법을 마련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뿐 아니라 다른 의원님들까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 확대될 것이다.”


-선수들 동의가 없어도 검찰수사가 가능한가?

“친고죄에 해당하는 측면이 있는데 CCTV로 사생활을 감시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롯데 자이언츠가 이런 불법행위를 한 부분에 대해 검찰이 인지수사를 해야 한다. 사생활 침해와 관련해 고발이 있으면 당연히 수사해야 하고, 그게 아니라 해도 불법행위가 증거로서 확보됐기에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


-끝까지 롯데야구단에 책임을 묻겠나?

“이번 사건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난 사안인데 아무리 반인륜적 행위가 벌어져도 크게 지장이 없다고 인식되면 프로야구 선수들이 앞으로 더욱 힘들어지지 않겠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롯데가 책임 있게 행동했으면 좋겠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