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삼촌 응원하면 안 돼” 아들에게 ‘읍소’하는 박석민

삼성 박석민-아들 준현군(오른쪽). 스포츠동아DB

“아들아, 이번만은 아버지를 응원해 다오!”

삼성 박석민(29)은 올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아들 준현(7) 군에게 색다른 부탁을 해야 했다. ‘넥센 박병호(28)를 응원하지 말아 달라’는 읍소다. 이유가 있다. 박석민은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우리 아들이 ‘아빠 다음으로’ 좋아하는 야구선수가 바로 박병호다. 시즌 때 경기가 끝나고 집에 가면, 아들이 아빠 성적보다 ‘오늘 병호 삼촌 홈런 몇 개 쳤느냐’고 먼저 물어볼 정도다”라고 한탄(?)했다.

안 그래도 박석민은 아들 사랑이 남다른 선수로 유명하다. 올스타전과 같은 행사가 열릴 때면 늘 자신의 미니어처 유니폼을 입은 준현 군과 동행해 야구장 잔디를 밟게 해준다. 준현 군도 유명한 야구선수인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한다. 늘 집에 가면 “아빠, 오늘은 안타 몇 개 쳤느냐”고 묻는 게 일상이다. 그런데 요즘 준현 군이 관심을 갖는 ‘야구 영웅’ 한 명이 더 추가됐고, 하필이면 그 인물이 한국시리즈 맞상대인 넥센의 4번타자인 것이다. 평소에는 직접 박병호 사인을 받아다 줄 정도로 아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박석민이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만큼은 다르다. 박병호의 한국시리즈 홈런은 곧 삼성의 눈물로 직결된다.

박석민은 “어쩔 수 없이 준현이에게도 이번 한국시리즈만큼은 병호 삼촌을 응원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해뒀다”며 웃었다. 물론 준현 군에게 가장 값진 선물은 바로 아버지의 맹활약일 터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