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의 힘…PPL 마저도 몰입도 높인다

입력 2014-11-1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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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tvN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 상황 맞는 커피·숙취해소음료·컵라면 등
무역회사원 리얼함 살린 제품으로 오히려 공감

‘PPL마저도 공감!’

드라마 속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이 눈에 거슬린다는 말은 ‘미생’과는 거리가 먼 얘기가 되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 시청자들 사이에선 ‘PPL마저도 공감을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생’은 보통사람들의 직장생활을 실감나게 그려내면서 여러 세대를 아울러 폭 높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이런 ‘미생’의 높은 공감도는 이성민·임시완 등 출연자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결정적 역할을 하지만, 이들의 연기가 더욱 자연스럽게 돋보일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PPL도 빼놓을 수 없다. PPL은 직역하면 제품배치, ‘필요한 위치에 제품을 갖다 놓는 것’을 의미한다. ‘미생’은 PPL의 원래 취지를 그대로 따르며 적재적소에 제품을 배치해, 일부 드라마들이 무리한 PPL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을 만들지 않고 있다.

‘미생’은 한 무역회사를 배경으로 직장인의 삶을 그리는 이야기로, ‘사무실’이 주요 배경이다. 극중 인물들은 수시로 회의를 하고, 업무를 처리하느라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을 새 없고, 틈이 날 때는 어김없이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며 머리를 식힌다.

‘평범한’ 장면이지만 이 안에는 많은 PPL이 들어있다. 인스턴트커피와 종이컵, 음료수 자판기 그리고 사무실 이곳저곳에 널브러진 A4용지들 그리고 전날 회식으로 과음한 뒤 팀원끼리 마시는 숙취해소음료 등이 자연스럽게 놓여있다.

수많은 PPL로 꾸며진 장면이지만 여느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 때문에 PPL이 눈에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리얼리티를 살려준다.

연출자 김원석 PD는 기획단계에서부터 드라마와 어울리는 협찬만 받도록 방송사 측에 주문했다. 거액의 제작비를 제공해준다고 해도 드라마의 방향과 다르거나 어색한 제품이면 ‘받지 않겠다’고 고집했다. 수입자동차나 명품브랜드 등 고가의 제품 협찬 제의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드라마가 그리는, 하루하루 고단하게 회사생활을 하는 직장인과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드라마 내용과 무관하거나 개연성 없는 협찬을 받아 무리하게 PPL을 시도해 스토리가 어색해지는 일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드라마 기획에 참여한 이재문 PD는 “PPL을 하기로 한 제품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수시로 체크하며 어울리지 않다면 과감하게 걸러내고 있다”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억지스럽지 않게 하자고 처음부터 정했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제일 신경 써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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