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수술 후에도 한 달 만에 복귀했건만…

입력 2014-11-1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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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자옥. 동아일보DB

■ 김자옥은 누구?

1970년 MBC 공채탤런트로 데뷔
‘영아의 고백’ 등 영화로도 큰 인기


“아버지께서 나를 아껴서 ‘자옥이’라는 시를 지었다.”

고 김자옥은 시인 김상화의 2남5녀 중 셋째 딸이었다. 고인은 지난해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이런 사실을 이야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1951년 피란지였던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당시 고등학교 음악교사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재능을 뽐냈다.

초등학교 시절 CBS 어린이 성우로 활동했고 배화여자중학교 재학 때는 TBC 드라마 ‘우리집 5남매’에 출연했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건 1970년 MBC 2기 공채탤런트에 합격하고서다. 성우로도 이름을 알렸다. 1974년 MBC 라디오 드라마 ‘사랑의 계절’로 한국방송대상 성우상을 받았다.

최근 10여 년 동안 드라마에서 주로 활약했던 고인은 1970∼1980년대는 영화에 더 많이 참여했던 배우다. ‘영아의 고백’ ‘지붕위의 남자’는 여전히 영화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건강이상이 발견된 건 2008년. 건강검진 도중 대장암이 발견돼 곧바로 수술을 받았고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 수술 한 달 만에 SBS 드라마 ‘워킹맘’ 촬영장에 복귀했다.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선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고 지난해 말 tvN ‘꽃보다 누나’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섰다. 당시 방송에서 김자옥은 항암치료 사실을 고백하며 “항상 자신이 없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주위에 투병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하게 연기 활동을 해왔다. 올해 5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참여했던 악극 ‘봄날은 간다’가 결국 그의 마지막 무대가 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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