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음악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또 다른 꿈”

입력 2014-11-2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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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중의 십중팔구는 일본 출신의 ‘예능 스타’로 알았을 것이다 서툰 한국어로 웃음을 주며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는 힙합그룹 M.I.B의 멤버다. 자신을 통해 그룹이 조금씩 관심을 얻자 꿈이 생겼다. 가수로서 “음악으로 성공”하는 것이다. 사진제공|정글엔터테인먼트

■ ‘예능 샛별’로 떠오른 힙합그룹 M.I.B 멤버 강남

가수 데뷔 4년째 우연한 기회 예능출연
툭툭 내뱉는 말마다 ‘빵빵’ 터져 스타덤
두달 만에 상황이 180도 달라져 얼떨떨
M.I.B 관심 가져주니 다시 도전하고파


“마음대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어야 제대로 뜬 거죠!”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떴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헬로 이방인’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속사정 쌀롱’ 등에 출연하며 ‘예능 샛별’로 떠오른 힙합그룹 M.I.B의 일본인 멤버 강남(나메카와 야스오·27). 그가 ‘시퐁류 이리’(시청률 1위), ‘빳삥수’(팥빙수) 등 SNS상에서 보여준 기상천외한 한글 맞춤법 표기는 엉뚱함의 매력까지 더해주고 있다. 심지어 ‘족발’ ‘좋겠다’ ‘해줬다’의 ‘족’ ‘좋’ ‘줬’을 잘못 적어 자칫 오해를 불러오지만 이마저도 웃음을 자아낸다.

이처럼 지금이야 가장 ‘핫’한 스타로 꼽히며 주목받고 있지만 딱 두 달 전에는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일본인 아버지와 재일 한국인 어머니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에서 음악을 하고 싶어” 2010년 한국에 왔다. 화제가 된 한글 맞춤법도 그런 그가 한글을 배워가며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펼치는 노력의 과정에서 빚어진 해프닝이기도 하다.

강남은 2011년 꿈에 그리던 가수(M.I.B)로 데뷔했다. 하지만 4년째 ‘비운의 그룹’으로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출연했고, 전혀, 아무 것도 기대도 하지 않았던 그가 툭툭 내뱉는 말마다 ‘빵빵’ 터졌다. 시청자는 “어디서 저런 괴물이 나왔느냐”며 신기해했고, 누리꾼은 “바보 아니면 천재”라며 반색했다.

“머리 속에 ‘필터’가 없다. 나이도 조금 있고, 데뷔한 지도 오래돼서 신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돌도 아니다. 가릴 게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신경 쓰면 머리만 아프다. 여유 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그냥’ 편하게 했더니 좋아해주시더라. 자다가 일어나면 이게 꿈인가 싶다. 제발 꿈이라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름’ 연예인. 방송에서 그는 밥을 먹을 때 입에 잔뜩 음식물이 묻어도 모르고, “점심 먹고 왜 이를 닦느냐”는 엉뚱한 소리를 한다. 아침에 일어나 전날 먹다 그대로 남긴 음식을 다시 먹기도 한다. 또 “전 재산이 3422원”이라며 통장 잔고까지 보여주는 데 머뭇거림이 없다.

“저를 신기하게 볼 줄 몰랐다. 두 달 전까지 한 달 수익은 저작권료로 들어오는 20만원이 전부였다. 돈을 아끼기 위해 회사에 가서 밥을 먹었다. 비싼 건 못 먹게 하고 그나마 5000원짜리만 먹을 수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회사가 변했다”며 얼떨떨해했다. “대접이 달라졌다. 먹는 걸 제일 좋아하는데 아무거나 먹으라고 하더라. 상상도 못했던 초밥까지 먹으라 해서 놀랐다. 그래서 결심했다. ‘더 떠야겠다’고! 스타가 돼서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겠다. 스테이크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야 제대로 뜬 거 아닌가!”

통장 잔액도 “엄청나게 많아졌다”고 자랑했다. 어디까지나 두 달 전과 비교해 큰 금액이다. 그래도 마냥 행복하단다.

강남에게는 또 다른 꿈이 하나 있다. “음악적으로 성공”하는 것이다. M.I.B로 데뷔하고 가장 높은 음원사이트 성적은 26위였다.

“여러 장의 음반을 냈지만 모두 조용히 사라졌다. 한국에 온 뒤 4년 동안 계속 후회만 했다. 다른 길을 찾아야 할 정도로 고민도 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에 온 거라 손을 내밀 수도 없었다. 시간만 보내다가 지금까지 온 거다. 이제는 아주 조금이라고 해도 M.I.B라는 그룹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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