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빅매치’ 보아 “대충대충 할거면 연기 도전도 안 했죠”

입력 2014-11-25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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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는 “VIP 시사회에서 꽃다발 받을 때, 앨범 1위 할 때와 또 다른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한 번 죽지, 두 번 죽겠어?’라는 심정으로 덤볐어요.”

‘아시아의 별’ 보아가 국내 스크린 데뷔작으로 ‘빅매치’(감독 최호)를 선택했다. 영화를 위해 액션 스쿨을 다니고 복근도 만들었다. 극중 주먹에 너클을 끼고 칼을 들고 뛰어드는 남자들에게 과감히 펀치를 날린다. 중앙선을 넘나드는 운전 실력을 선보인다. 여배우지만 남자답고 데뷔작 치고는 과감하고 대담하다. 처음부터 험난한 길을 가기로 작정했기 때문이다. 하자면 처음부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스크린에 첫 발을 디뎠다.

“연기자 제의는 2000년 초반부터 있었어요. 그 때 당시만 해도 연기와 겸업을 한 가수들이 많은 상태였죠. 그런데 저는 음악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연기에 매력을 못 느껴서가 아니고 뭔가를 대충하는 걸 싫어해서요. 그땐 시간도 없어서 새로 시작하면 완벽하게 할 수 없을 것 같았아요. 또 연기자로서 보아에 대한 기대감보다 하나의 이슈가 필요했던 느낌도 받았거든요. 그런 기분으로 연기에 도전하긴 싫었어요.”

하지만 ‘빅매치’는 달랐다.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짜르르’하며 감전되는 느낌이 왔다고 했다. 극중 의문의 빨간 천사 ‘수경’역을 맡은 보아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 역할은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것은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다.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수경’ 캐릭터를 보면서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뛰고 구르고 액션이 정말 많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춰서 어느 정도 단련도 돼 있었고 체력도 좋아서요. 하하. 그리고 ‘빅매치’라면 배우로서 첫 발을 제대로 디딜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기왕에 하면 제대로 하자는 심정이었죠. 그래서 잘 해낼 자신도 있었고 또 이번 연기를 하면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하게 됐죠.”

하지만 그는 “내가 무덤을 팠다”라고 웃으며 “내가 캐스팅 되고 나서 나머지 캐스팅 소식을 들으며 입을 쩍 벌렸다. 정말 영화계에서 쟁쟁하신 선배들이 다 하는 게 아닌가. 판이 커지는 것을 보며 ‘이제 큰일났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빅매치’는 보아를 비롯해 이정재, 신하균, 이성민, 라미란 등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연한다. 아무리 ‘아시아의 별’이지만 신인배우로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보아는 선배들에게 차근차근 배우며 연기를 해나갔다. 마치 ‘ID : PEACE B’로 데뷔할 때처럼 배려도 많이 받았다고.

“가수로서 무대에 서면 저는 이제 실수가 용납이 안 돼요. 그래서도 안 되고요. 그런데 여기는 연기가 서툴러도 선배들께서 계시니까 기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선배들께서 배려도 해주시고 많이 알려주시고요. 특히 이정재 선배에게 감사해요. 여배우라고 많이 챙겨주셨어요. 주변에서도 ‘이정재, 너 너무 보아만 챙기는 거 아니냐’할 정도였으니까요. 하하.”

무사히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보아는 첫 번째이기에 아쉬움도 많다. 하고 싶은 역할도 많다. 액션은 도전해봤으니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단다. 자칫 ‘싸움 잘하는 배우’로 이미지가 굳혀질 것이라는 신인배우다운 귀여운 두려움도 있었다.

“첫 영화라서 기대도 많았고 준비한 것도 많았는데 생각보다 보여지지 않은 것 같아서 속상한 것도 있지만 이제 시작인 걸요. 곧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게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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