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3’ 이런 식이면 국민 MC 백날 앉혀놔도 소용없다

입력 2014-12-05 0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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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3’ 이런 식이면 국민 MC 백날 앉혀놔도 소용없다

수업 1시간을 해도 학습 목표라는 것이 있고, 아무리 시간 때우기용 팝콘 무비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그게 설령 예능일지라도 가고자 하는 길이 명확하게 보여야 한다.

하지만 4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 시즌3'는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먹방이라는 큰 줄기의 소재 자체도 너무 흐릿해지고 말았다.

문제는 당연히 게스트의 조합에 있다. 김유정, 김준현, 김태우, 홍진영, 페이라는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이 묶음이 제작진은 먹방의 고수. 즉, 대식가들의 만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MC들은 게스트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이들이 도대체 얼마나 먹어대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그 때마다 돌아온 것은 "어떻게 그렇게 먹을 수 있느냐", "말도 안된다" 등의 진부한 리액션뿐이었다.

여기에 뜬금없이 홍진영의 애교가 첨가되고 god의 맛기행 에피소드가 끼어들었다. 그리고 김준현을 이용해 짜장면을 흡입하게 했다. 달밤에 체조만큼이나 뜬금없는 기인열전이 이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유재석과 김준현의 활약이 바래고 말았다. 확실한 입담이 터져주지 않는 게스트들 사이에서 유재석의 진행능력은 힘을 쓰지 못했고 김준현의 먹방철학도 궁색하기만 했다.

차라리 영화 홍보를 위해 나온 게스트의 조합이 비록 노골적일망정 목표 의식은 명확했다. 여자 연예인들과 외국인 남자 방송인들이 한자리에 모여놓는 조합은 화제성을 잡아보겠다는 분명한 의도라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방송은 '야간매점'처럼 한 밤에 식욕을 자극하지도 못했고 웃음도 주지 못했다. 지금 제작진이 알아야 하는 것은 반드시 웃기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없다면 국민 MC유재석이 아니라 진짜 예능 신이 내려와 진행을 해도 절대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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