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꼭지’ 이미지 못 벗으면? 그것도 결국 내 능력” [인터뷰]

입력 2014-12-08 1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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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성장? 넌 언제까지 크기만 할 거냐고…
○연기와 인지, 따로 떨어져 있는 것 아냐

정신없이 살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를 정도지만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흘러간 시간들이 보인다. 특히 앳되고 귀엽기만 했던 꼬마가 어느날 다시 만나보니 몰라볼 정도로 성숙해져 있는 모습을 볼 때 사람들은 '그 아이가 언제 그렇게 컸지?"라며 지난 세월이 만만치 않게 쌓여있음을 깨닫는다.

드라마 '꼭지' 속 깜찍하고 똘똘했던 김희정이 어느날 SNS를 통해 다시 빛을 보게 됐을 때도 그랬다. 성숙해진 외모와 여인의 향기를 뿜어대는 몸매는 그의 이름을 며칠이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게 했고 대중들에게 세월을 일깨웠다.

"그 사진으로 알려지고 난 후에는 주위 사람들이 '넌 언제까지 성장만 할거냐'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겉모습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과거 드라마 속 깜찍하기만 했던 김희정은 겉모습과 함께 내면도 자랐다. 하지만 인터넷에 떠돌던 사진 한 장은 이런 부분까지 보여줄 수는 없었기에 그는 다시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KBS의 기대작인 '왕의 얼굴'에서 광해군(서인국)의 여인인 유정화 역을 맡게 된 것.



"예전부터 사극을 굉장히 해보고 싶었어요. 사극이 주는 이미지가 현대물과는 다르기도 하고 이번에 맡은 정화라는 역이 매력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로 다가왔어요. 이제 제가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의 바람대로 드라마 속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김희정의 인상은 강렬했다. 어색함 없는 사극 연기는 다시 한 번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을 정도다.

"아역일 때와 성인이 되서 하는 연기는 완전히 달라요, 모든 연기자들의 한 작품씩을 할 때마다 달라진 점을 느끼긴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성인이 되고 난 후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다시 활동을 하는 김희정에게 '꼭지'는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 그는 이를 두고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꼭지'와 '매직키드 마수리'"라고 말했다.

"보는 사람마다 하나의 연기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지 않나요. 만약 제 연기를 보고 아직 '꼭지'를 떠올린다면 제 능력이 부족한 거겠죠. 앞으로 제 자신이 그걸 깨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해요."

김희정은 자신의 위치를 두고 "아직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이어 그는 "그래서 아직 인기보다는 연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기와 인기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연기를 잘하면 당연히 부와 명예는 따라오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제가 배우이기 때문에 뭔가 남들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난 후에는 오히려 남들과 더 많이 공감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먼 훗날에도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저를 표현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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