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접광고를 자제하며 호감을 높이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반면 ‘아빠! 어디가?’의 간접광고는 회를 더할수록 도를 넘고 있다.(위부터) 사진제공|KBS·MBC
전 출연진 PPL 의상 ‘아빠!…’는 비난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방송 외주제작 비율이 늘어나고 제작비 역시 치솟으면서 간접광고(PPL)는 불가피한 요소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너무 노골적인 간접광고는 프로그램의 흐름을 깨뜨려 시청자의 외면을 받게 한다. ‘간접광고의 두 얼굴’이다. 반면 프로그램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간접광고는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화제작인 케이블채널 tvN 금토 드라마 ‘미생’이 배경이나 캐릭터와 잘 어우러진 간접광고로 시청자의 호감을 높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간접광고의 노출 빈도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역시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방송 초기 유아용품, 장난감, 먹거리, 의류 등 과도한 간접광고로 시청자 원성을 듣기도 했지만, 이제는 흐름을 깨트리지 않는 수준에서 적절하게 광고 상품을 배치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과 전혀 관련이 없는 간접광고 노출은 더 줄였다. 대놓고 광고하던 한 통신업체의 태블릿PC와 성인 화장품 등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광고 목적이 아닌 출연진이 실제 사용하는 육아용품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특히 ‘삼둥이 아빠’ 송일국은 삼둥이(대한·민국·만세)와 관련해 협찬을 따로 받지 않는다. 제작을 지원하는 업체 상품이 아닌 그 외 상품은 일체 쓰지 않는다.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이들 부자의 일상에 빠져들며 호감을 드러낸다. 송일국과 삼둥이의 매력이 잘 드러난 7일 방송분이 16.9%(닐슨코리아) 수치로 동시간대 1위에 오른 배경이다.
반면 경쟁작인 ‘아빠! 어디가?’의 간접광고는 회를 거듭할수록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빠와 자녀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에 따라 여행용품업체의 간접광고가 뒤따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 하지만 이제는 아예 전 출연진이 한 업체의 아웃도어 의류를 입고 등장한다. 해당 브랜드를 가리기 위해 처리한 모자이크가 도드라져 한 눈에 봐도 브랜드 이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경원식 한국CM전략연구소장은 “간접광고 노출이 부각되면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한다”면서 “프로그램에 잘 녹아들어야 그 만큼 파급효과도 크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