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는 하우스 푸어’ 5년째 울상

입력 2014-12-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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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배구회관 매입에 113억원대 대출
이자 갚기 급급…원금상환 대안조차 없어


‘집은 있는데 당장 쓸 돈은 없다?’ 대한배구협회가 ‘하우스 푸어’로 울상이다.

배구 원로단체인 배우회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배구협회 이종경 전무를 초빙해 ‘대한배구협회 현황설명 및 한국배구발전을 위한 포럼’을 가졌다. 22일로 예정된 배구협회장과 배구회관 구입으로 인한 갈등을 허심탄회하게 풀고 넘어가자는 취지였다.

뜨거운 감자는 빚더미에 앉은 배구회관이었다. 협회는 임태희 전 회장 재임기간인 2009년 11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지금의 배구회관 건물을 매입했다. 회관은 배구인들의 오랜 염원. 배구인들은 2008년 10월 임 전 회장 취임 즈음해 배구회관 매입을 건의했고, 기금관리위원회와 대의원총회를 거쳐 배구회관을 마련했다. 그러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0년 1월 비리 의혹으로 수사 의뢰하면서 서울중앙지검이 거래과정을 살폈다. 협회 부회장 A씨가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임 전 회장도 협회장에서 자진사퇴했다.

배구회관은 ‘빛 좋은 개살구’였다. 빛은 없고 빚잔치만 있었다. 매입금액은 162억원, 공과금 포함해 177억8000만원을 들였다. SC은행을 통해 113억1700만원을 일반자금으로 대출했다. 초반에는 임대가 나가지 않아 적자 운영하며 5억원의 마이너스대출을 받기도 했다.

올해 약 6억7000만원을 임대료를 챙겼고, 대출이자인 4억5224만원을 갚았다. 협회는 이날 수입내역을 공개하며 2억원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고 발표했지만 원금을 갚기도 쉽지 않다. 한 원로 배구인들은 “원금 상환을 무슨 수로 진행할 것인지 대안을 내 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이자 갚기에 급급한 나머지, 원금 상환에 대한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했다.

여자대표팀이 내년 독일 월드그랑프리대회에 참가비가 없어 불참을 선언한 마당. 배구협회는 당장 몇 억원의 운영비가 아쉽다. 그래서 재력을 갖춘 기업가의 배구계 입성을 간절히 바란다. 한편 8일 오후 6시까지 마감한 협회장 선거 입후보에서 전 국회의원 출신 김성희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단독 출마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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