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독종’ 최윤아 “난 아직 끝나지 않았어”

입력 2014-12-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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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쟁이’ 최윤아(신한은행)는 지난 2년간 정상에서 물러나 있었다. ‘독종’인 그녀도 부상의 덫을 피할 순 없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 다시 일어섰고, 이제 다시 가장 높은 곳을 향해 달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무릎 부상에 대표팀 중도 탈락 속앓이
지난 10월 팀 합류…11경기 평균 5.6점
“답답하지만 시간 두고 내 자리 찾을 것”


신한은행의 베테랑 가드 최윤아(29)는 농구계에서 알아주는 ‘독종’이다. 자신이 품은 뜻은 반드시 이루고자 한다. 악착같은 승부근성은 그녀를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 그녀는 최고의 자리에서 멀어졌다. 부상으로 인해 국가대표에서도 탈락했다. 신한은행 또한 우리은행에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최윤아의 마음가짐과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정말 그럴까. 천만의 말씀이다. ‘욕심쟁이’ 최윤아는 여전히 정상을 원하고 있다.


● 최윤아가 대표팀을 원하지 않는다?

최윤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서 중도 탈락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친 뒤 재활에 집중했지만, 회복이 더뎠다. 대표팀을 이끌던 위성우 감독(우리은행)은 결국 최윤아를 대신해 이경은(KDB생명)을 발탁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최윤아는 아쉬웠다. 그녀는 “지난해에도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 가질 못했다. 이번에는 아시안게임이라는 중요한 무대였다. 나는 욕심이 많은 선수다. 금메달을 꼭 목에 걸고 싶었다. 부상을 당한 내 자신을 원망하게 되더라. 아쉬운 마음에 아시안게임 경기를 아예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부에선 ‘최윤아가 대표팀 승선을 꺼린다’, ‘초심을 잃었다’는 등의 이야기가 들렸다. 억울했다. 최윤아는 “몸이 아파서 속상하고,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해 속상한 마당에 그런 이야기까지 들으니 울컥할 정도로 마음이 아프더라. 대표팀을 통해 올림픽을 경험했고, 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었다. 태극마크는 내 자부심이다. 단 한 번도 대표팀을 꺼린 적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시간이 필요하다!

최윤아는 10월이 돼서야 팀 훈련에 합류했다. 불과 2주간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 뒤 곧바로 2014∼2015시즌에 돌입했다. 그녀는 올 시즌 11경기에 출전해 평균 5.6점·5.0리바운드·3.2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기록상으로는 최근 5시즌 가운데 가장 떨어진다. 3점슛은 20개를 던져 고작 3개만 성공시켰다.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은 “운동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은 제대로 된 경기력이 안 나온다. 슛 밸런스도 다 흐트러져있다. 경기를 치르면서 회복하리라 생각한다. 최윤아는 분명 평소 경기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녀 역시 자신의 경기력이 실망스럽다. 최윤아는 “나는 욕심이 많다. 내가 원하는 경기력이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답답해 죽겠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곧 “마냥 욕심만 부릴 때는 아닌 것 같다. 몸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시간을 두고 조급하지 않게 컨디션을 회복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부상 부위의 상태는 많이 호전됐다. 최윤아는 “원래 아팠던 쪽은 왼쪽이고,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다친 곳은 오른쪽 무릎이다. 걱정하는 분들이 많던데, 괜찮다. 경기력이 떨어진 것이 부상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고 싶진 않다. 그냥 내가 못한 거다. 나도, 우리 팀도 시간이 필요하다. 감독님이 바뀌고, 용병도 바뀌고, 나도 합류한지 얼마 안 됐다. 서로를 믿고 맞춰나가고 있다. 더 좋아질 것이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며 다부진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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