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고교시절 못한 우승 하고 싶어요”

입력 2014-12-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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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상수가 모교인 경북고 유니폼을 입고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야구대제전 성남고전에 출전해 4회 볼넷을 얻어낸 뒤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김상수는 “야구대제전 우승으로 고교 시절 못 이룬 우승 한을 풀겠다”고 다짐했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프로 데뷔후 삼성서 6시즌 동안 4번 정상
야구대제전 경북고 유니폼 입고 새로운 꿈


삼성 김상수(24)는 2009년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에서 뛴 6시즌 동안 팀은 무려 4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말 그대로 우승을 밥 먹듯 해왔다. 그러나 그의 고교시절 우승 횟수는 ‘0’이다.

청소년대표로 활약하는 등 화려한 고교시절을 보냈고, 명문 경북고 출신이기 때문에 그는 “고등학교 때는 우승을 몇 번이나 했나?”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한 번도 못했다”는 답을 하면 대부분 “사실이냐?”며 고개를 갸웃한다. “사실 경북고는 최근 20여 년 동안 우승을 못했다”고 덧붙이면 좀처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 돌아온다.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야구대제전(대한야구협회·스포츠동아 공동주최) 성남고와 16강전을 치르기 위해 일찌감치 야구장에 도착한 김상수는 “6년 만에 경북고 유니폼을 입어본다”고 웃으며 “한국시리즈 끝나고 푹 쉬었다. 오늘은 2루수로 나간다. 3번타자인데 큰일이다. 잘 쳐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 지역대회는 1위를 해봤지만 전국대회 우승은 없었다. 다들 경북고가 최근에도 우승을 많이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예전에 대선배들이 워낙 대단한 기록을 세워 그 기억이 지금까지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경북고의 마지막 우승은 이승엽 선배가 2학년이었던 1993년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북고는 이승엽(삼성)이 2학년, 강동우(두산 코치)가 3학년이었던 1993년 청룡기에서 우승한 후 전국대회 정상에 서지 못했다.

대한야구협회 집계결과 경북고는 역대 최다 전국대회 우승(30회) 기록을 갖고 있다(2위 부산고 27회). 그러나 대부분의 우승은 전설의 투수 임신근 남우식 등이 활약한 1970년대와 류중일 삼성 감독이 재학생이었던 1980년대 초반에 달성한 것이었다.

김상수는 “고교시절엔 우승을 못했지만 경북고 유니폼을 입고 선후배들과 야구대제전에서 꼭 정상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 곁에서 “좋겠다. 고교 유니폼도 다시 입고”라는 말이 들렸다. 이달 말 상무 입대를 앞둔 김상수의 절친한 친구 권희동(24·NC)이었다. “군대 가는데, 한참 놀아야지 야구장에는 왜 왔냐?”는 김상수의 말에 권희동은 “구경하러 왔지. 우리는 선수가 없어서 참가 못했다.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권희동이 졸업한 경주고는 2008년 해체됐다가 올해 재창단됐다. 권희동은 관중석에서 16강전을 2경기나 지켜본 후 야구장을 떠났다. 김상수와 권희동에게 야구대제전과 고교 유니폼은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추억의 그때를 잠시라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마법 같은 타임머신이었다.

경북고는 김상수의 바람대로 성남고에 9-1로 대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국가대표에 어울리는 완벽한 수비와 재치 있는 주루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마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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